10여 년 전 한적한 아파트에 살고 있을 때였다. 이웃에 명문대학교 장학생이라고 그 어머니가 늘 자랑하던 학생을 마주칠 때마다 장발에 우울하고 어둡게 보여 궁금하게 생각하며 지나치곤 했다. 어느 날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밖에 나가 보니 그 학생이 투신한 것을 알게 되었고, 그의 자살 원인과 외동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아픈 맘의 위로와 두 아들을 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지 큰 숙제가 되었다. 그 후 종종 죽음과 자살에 대해서 그 슬픈 일이 예방 가능한가? 또한 숙명인가? 여러가지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바쁘게 사노라 잊고
가을을 흠뻑 느끼며 한적한 보라매공원을 홀로 산책했다. 드넓고 푸른 하늘 아래 겨울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나무들이 겸손하게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자신을 비우니 형형색색 아름다운 자태가 빛을 발하는구나!그러다 문득 사람들로 북적이던 예전의 풍경이 떠오르며 동시에 ‘그랑자트섬의 오후’라는 그림이 오버랩되었다. 집도 사람이 있어야 윤기가 나고, 공원도 사람이 있어야 활기가 넘치는데... 그리운 이들에게 톡으로 공원사진을 보내며 감상을 나누니 마음이 흘러 시원해졌다.얼마 후 지인으로부터 ‘이날치 그룹’ 소개 영상을 받았다. ‘범 내려온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제대군인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제대군인 스스로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2012년부터 제대군인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제대군인은 제대군인법에 따라 국토방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전역한 사람을 말한다. 그 중에서 5년 이상 중ㆍ장기 군복무 후 전역하는 제대군인은 연간 평균 7천여 명으로 정부에서 다양한 제도로 이들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있으나, 우리 국민의 관심과 사회적 배려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분단국가로서 무력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반도의 여건상
남양주 천마산자락 아래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찾아뵙지 못한지 8개월이 되었다. 중간에 잠시 비대면 면회가 허락되어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이산가족 상봉하듯 쪽만남이라도 가졌던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추석에도 역시 면회가 금지되어 걱정을 하고 있던 차에 요양원에서 연락이 왔다. 자녀들이 영상을 제작하여 보내주면 추석 행사를 할 때 보여드린다는 것이었다. 아싸~ 얼른 팔남매 단톡에 사실을 알리고 영상을 1~2분으로 제작하여 주말까지 올려달라고 했다.다들 처음 해보는 터라 고민하며 누가 스타트를 할 것인지 기다리는 듯 했다. 링컨이란 별명의
장영도(서울동남권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팀장) 최근 언론에서 참담한 아동학대 사례가 보도되며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공분을 사고 있다. 정부는 범부처 특별팀을 구성하였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지난 7월 29일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발표된 대책에는 과감한 인프라 확충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위기 아동,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기존에 민간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수행하던 현장조사, 응급조치 등 관련조치를 지자체 소속 아동학대
저녁 산책을 나갔다가 밤하늘의 별들이 얼마나 총총한지 계속 고개를 치켜들고 걸었다. 그중에 특히 큰 별 하나와 작은 별 하나가 나란히 따라오며 길동무를 해주었다. 덕분에 동방박사도 되었다가 망망대해에서 별의 안내를 받는 선장이 되기도 했다. 가다보니 마을활동을 했었던 빙수골에 도착했다. 마음이 고팠나보다.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떠올리며 나도 시인처럼 별 하나에 아름다운 이름들을 불러 본다. “별 하나에 꽃들과 / 별 하나에 도라지와 / 별 하나에 그리움과 / 별 하나에 웃음과 / 별 하나에 정과 / 별 하나에 빙수골, 빙수골.”
국민건강보험동작지사 과장 이중호 건강보험공단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업무를 돕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생활지원센터 등 국내 여러 장소에 직원을 파견 보내어 방역지원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필자 또한 지난 6월에서 7월에 걸쳐 인천국제공항 임시 검역소 중 한 곳의 현장 관리자로 업무수행을 할 기회가 있었다. 한여름에 방호복을 입고 하루 12시간 이상을 근무하면서 겪었던 감염에 대한 불안과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일은 국가의 위기 상황에 미약하나마 이바지할 수 있었다는 뿌듯한 감사함으로 충분히 보상되었다고 생각한다.입국하여 검사를 받는 내
무더위보다 더한 찐장마가 지나가고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 가슴 설레게 하는 연인과 같은 가을이 드디어 왔다.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 속에 한가득 선물을 싣고.파란 가을 하늘을 상상하며 바람이 실어다 준 추억 하나 살포시 꺼내본다. 시골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 가을운동회를 앞두고 단체무용인 부채춤을 연습하다가 휴식시간에 지친 몸으로 화단에 앉아 바라본 하늘. 어찌나 푸르던지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고 눈을 뗄 수 없었다. 이후 그 순간은 평생 간직하는 마음의 첫 블루사진으로 남게 되었다.스카이 블루도 좋아하지만 코발트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것 중에는 사람 구경이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자세나 표정을 보며 그동안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까.. 요즘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이런저런 상상을 즐기는 편이다.마을버스를 이용할 때는 더욱 그렇다. 특히, 아기나 어린 아이를 보면 내 자녀의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함박웃음을 짓게 된다. 필자에게 마을버스는 사람 사는 맛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으로 느껴진다.재작년쯤 마을버스에서 새롭게 알게 된 이웃이 있다. 한 번 만나 대화를 나누기는 했으나 이후 서로 연락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인용되는 우화 중에 이런 글이 있다. 아라비아에 한 상인이 있었다. 늙어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감지한 상인은 부지런히 일해 남은 재산으로 말 17마리가 있었다고 한다.죽기 전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어 사후에 형제간 우애가 끊어지지 않게 자식 셋을 불러 놓고 유언을 했다고 한다. “너희들에게 물려 줄 유산으로 말 17마리가 있는데 큰아들은 장자이니 17마리의 1/2를 가지고, 둘째는 1/3을, 막내는 1/9을 가지라”는 유언을 하고 숨을 거두었다. 부친의 사후 큰아들은 1/2이 넘는 9마리를 갖겠다고 했다
젊었을 때는 “비님이 오시네~!” 하며 자연사물을 존칭하여 표현하는 분을 보면 어색했다. 그런데 웬만큼 살아 보니 그렇게 말하는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산전수전공중전까지 치르고 난 후라 작은 것 하나까지 그저 감사의 마음이다.꿉꿉한 날들이 계속되고 옷가지들은 눅눅하다. 맑고 쾌청한 날씨가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한줌 햇볕조차 고마운 분 그리운 분으로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이어지면 또다시 빗줄기를 그리워하게 되겠지. 인생은 돌고 돈다.‘고마운 분’에 대한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엄마 노인연금 수령과 관련하여 둘째
지푸라기가 뭉쳐져 있는 것처럼 죽은 듯이 있다가 물을 만나면 몇 초 만에 활짝 피어나는 식물이 있다. 건조한 사막지대에서 서식하는 부활초는 태양의 공격과 열 손상을 막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몇십년 만에도 물방울에 되살아나는 신비롭고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분자세포 공학교수인 쥘 페른 박사는 지난 2015년에 사막화와 전쟁 등으로 척박해진 땅에서도 자랄 수 있는 부활초에 대한 연구를 통해 농업생명공학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식량난을 해결하고 젊은 피부를 갖기 원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항산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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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자녀들 공부시키느라 어려웠잖아요. 지금 그래도 보람 있구나, 우리가 이 만큼 살게 되니까 복지혜택 받는구나 하고 흐뭇한 마음 있어요”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어르신의 말씀이다. 과거 노후 준비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평생을 자식과 부모 봉양으로 일만 하며 ‘나’를 위해 살지 못한 어르신에게, 기초연금은 이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되었다. 그 어떤 통계 수치보다도 기초연금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해마다 국민연금 연구원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여 ‘기초연금의 사회경제적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자 공헌하신 모든 분들을 가슴 속에 새기는 날이다. 특히 올해는 ‘호국보훈’과 관련하여 더욱 뜻깊은 해이다. 올해를 뜻깊은 해라고 수식한 까닭은 청산리·봉오동 전투 전승 기념 100주년, 6·25전쟁 70주년, 4·19 혁명 60주년,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즉, 올해는 독립, 호국 민주 주요 기념일의 10주기가 집약된 해로 더욱 그 의미가 깊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과 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은 이
최근 뉴스에서 6.25전쟁 유엔 참전용사들과 유가족들이 우리 정부의 마스크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우리 정부는 K-방역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내 마스크 수급 상황이 나아지면서 지난 5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22개 유엔참전국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100만 장을 보냈고, 이에 유엔 참전용사들과 유가족들이 우리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해온 것이다. 이는 어쩌면 마스크 지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기도 하겠지만 유엔 참전용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70년이 지난
굿네이버스-서울시 아동친화도시 사업 담당자 양나래 누구나 어린 시절 어린이날을 즐겁게 보낸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2020년 5월 5일 어린이날은 여느 해와 다르게 조용히, 긴장된 상태로 지나가버렸다. 바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성 때문이었다. 특히, 전국에서 매년 진행해오던 사생대회, 놀이축제 등 어린이날 행사는 모두 취소되었고, 뉴스에서는 이번 어린이날만큼은 참아달라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1년에 한 번뿐인 어린이날에 아이들이 맘껏
속절없이 우리의 ‘봄’을 떠나보냈다.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같이 단장한 봄꽃들의 찬연한 축제를 누려보지 못한 아쉬움에 이름만이라도 불러 보고 싶다. 제주의 유채꽃들아, 태안과 에버랜드의 튤립들아, 구례의 산수유들아, 광양의 매화들아, 군포의 철쭉들아, 중랑천의 장미들아... 지척에 있던 여의도 벚꽃들조차도 그냥 보냈지... 안녕...지나고 나니 좀 알 것 같다. 보이는 것 같다. 코로나19. 그리고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매일을 살아가야 하는지... 올해 초에 성급한 낙관론은 위험하다고 말하던 이들이 생각난다. 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비상이다. 전국적으로 3만 5천명이 검사를 받았고 확진자가 130여 명이다. 무증상의 ‘조용한 전파’가 2차, 3차 지역감염을 일으키고 있다.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유연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어 활력을 되찾나 싶더니 염려가 현실로 나타난다. 억눌린 에너지는 피로감을 느끼게 하여 성급히 분출구를 찾는 위험에 노출시킨다.불안 심리를 이용하는 코로나19 가짜 정보와 사기도 극성이다. 돈을 소독하려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다 많은 돈을 불태우기도 하고, 긴급재난지원금을 빙자한 보이스피싱도
겨우내 앙상했던 가지에, 어느덧 봄기운이 찾아와 오리나무, 참나무과 상수리나무는 새잎이 파릇파릇 나오고 산이 제법 푸르름을 더해간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해 봄이면 새싹이 움트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이면 낙엽 지고, 겨울이면 앙상한 가지만 남고... 인생사도 마찬가지!유년기를 지나 청˙장년기를 보내고 노년기, 황혼기로 접어들었다. 무엇을 하고 벌써 70 중반으로 접어들어 황혼기로 접어들었을까?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너무나 빨리 간 세월인 것 같다. 지금은 장수시대라 70~80대도 흔하지만, 40~50년 전만 해도 환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