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빌라엔 이상하게 주차장과 창고에 건축 당시 남은 자재들이 오랫동안 쌓여 있었다. 아마도 집을 보수할 때 사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14년의 세월이 흘러 완전 케케묵은 쓰레기로 변해버렸고, 결국 40만원을 들여 건축폐기물로 처리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주차장 청소까지 마치니 앓던 이를 뽑은 것처럼 속이 시원했다.
주차장과 창고가 깨끗해지자 화단이 눈에 들어왔다. 흙이 비어 낮아지고 구멍 난 화단이 자기에게도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평소에 화단을 돌보시는 주민분이 구멍을 메꾸고 분갈이용 흙을 깔아준 후 뒤뜰의 작은 은행나무와 사철나무를 옮겨 심어 주셨다. 사랑받은 화단의 행복한 미소가 물결처럼 번져나갔다.
다음으로는 방치된 전선들을 정리할 차례였다. 사는 사람이 바뀔 때마다 인터넷선을 새로 설치하면서 기존의 전선은 잘려지게 되는데, 설치자가 이를 깔끔하게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바람에 나부끼거나 축 늘어져 있었다. 시설관리를 잘하는 주민분이 앞장서서 3일에 걸쳐 작업해주셨는데 폐전선 분량이 50리터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전기는 위험하니 인터넷회사 3곳에 연락해서 한날한시에 전선정리 서비스를 신청하면 좋다고 뒤늦게 귀띔 받아서 나중에 시도해볼 참이다.
동네 골목길의 지저분하고 복잡한 전선들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안전신문고앱을 이용해 민원을 넣기도 했다. 그랬더니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로 접수되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과연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지켜보려고 한다. 하늘을 좀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항상 빌라를 내 집처럼 깨끗하게 유지하고픈 마음이 간절한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담배꽁초 쓰레기였다. 주차장 입구가 외부와 연결되어 있어 담배꽁초가 자주 버려져 있었다. 이를 고민하던 차에 월간 소식지 ‘동작마당’에 “또 하나의 생활방역, 금연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공동주택 금연구역 신청 안내’가 실려 있었다.
곧바로 동작구보건소 보건기획과(☎ 820-9437)에 문의하자 대부분 아파트에서 신청을 하는데 빌라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래도 가능하다고 해서 관련 자료를 이메일로 받았다. 거주자의 1/2이상 동의하면 신청이 가능했는데, 문제는 건물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는 것이었다.
동작구청 건축과 담당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필요자료 3종을 보건소 담당자와 상의해서 직송해준다기에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빌라 현관에 관련 자료와 설명을 게시하고 동의서를 비치한 후 세대주가 작성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8세대 중 6세대가 동의하여 공동주택 금연구역 신청서와 함께 제출했다. 처리하는 데 2~3주가 걸리며 3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친 후부터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했다.
‘자! 우리 빌라가 깨끗해졌으니 이젠 주변을 둘러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역시 담배꽁초가 골칫거리였다. 보건소 보건기획과와 동작구청 청소행정과(☎ 820-9764)에 동네 계단과 골목길 민원을 넣었다. 보건소에서는 금연포스터를, 청소행정과에서는 담배꽁초 무단투기 시 과태료 부과 및 단속에 대한 안내글을 신속하게 부착해주어 감사했다.
흡연자들 입장에서는 편치 않을 수 있으나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이 꼭 필요하고, 흡연을 하려면 담배연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휴대용 담배꽁초 지갑을 준비해 뒤처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우리나라가 금연 선진국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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