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도시락배달 봉사자부터
가정주부까지 총 70여명 주민 활약

지난 11월5일 동작구청에서 지역주민 10명 동작구청에서 ‘구민소통 민원실장’이라는 특별한 위촉장을 받았다. 구민소통 민원실장은 주민이 직접 ‘일일 민원실장’이 되어 구청을 방문하는 민원인을 상담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올해 1월에 지역주민 8명이 민원실장으로 임명된 이래로 현재까지 총 70여명이 활동했다.
일일 민원실장은 수많은 민원 중에서도 까다롭기로 손꼽히는 구청장 면담 민원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타당성 있는 민원에 대해서는 해당 부서장에게 민원수용 권고가 가능하며, 주민여론을 수렴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다양한 역할까지 포함하고 있다. 구청 3층 구청장실 바로 앞에 위치한 직소 민원실에 주중 배치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근무한다.
지난 11월5일에는 주민 10명이 새롭게 11월 일일 민원실장으로 위촉됐다.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봉사자, 글쓰기 강사, 가정주부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주민들이 그 주인공이다.
구는 평소에 구정에 참여가 많은 통․반장이나 직능단체 회원은 가급적 제외하고, 구정에 관심이 많은 주민을 비롯하여 구정에 비판적인 주민, 민원을 제기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주민들까지 포함시켰다. 이번에 새로 위촉된 사당5동 주민 고복희 씨는 “비록 하루지만 우리 이웃의 고민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흑석동에 거주하는 주부 정민숙 씨는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간 활동해온 일일 민원실장들은 단순한 생활고에 대한 호소에서부터 행정처분의 부당함에 대한 주장, 뉴타운 사업에 대한 반대민원 등 다양한 민원인을 만났고 중재했다. 지난 3월에 민원실장으로 참여한 노량진동 주민 여영희 씨는 “소음문제로 찾아온 민원인 부부가 크게 흥분해 난감했다”며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후 소음 담당부서에 안내해 문제를 해결한 점”을 보람으로 꼽았다. 이어 “민원인이 직접 찾아오기 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면 시간낭비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민원실장으로 근무한 상도동 주민 조명희 씨는 “미성년자 고용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민원인이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얘기하며 부탁할 때는 난감했다”며 “제도와 현실 간의 간극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월에 참여한 노량진동 주민 이동원 씨는 “소통은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공무원들도 더욱 귀를 열고 또 이와 같은 기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사담당관 김덕순 주무관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민원을 일일 민원실장이 단시간에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하지만 일일 민원실장은 주민에게 직접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충실 구청장은 “구민소통 민원실장은 관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민원을 직접 살피고 소통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구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 11월14일에 그동안 민원실장으로 활동한 70여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건의사항을 수렴하는 등 구민소통 민원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보다 다양한 주민들이 구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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