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4개월이 지난 제7대 동작구의회가 순항 궤도에 올랐다. 갈등 국면이 유난히 잦았던 지난 6대 의회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17명 의원들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며 주민의 신뢰를 회복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의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 동작구의회 앞에도 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시기,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유태철 의장을 만났다.

1. 동작구의회를 이끌어온 지 벌써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제7대 동작구의회는 지난 4개월 동안 기틀을 잘 잡아왔고, 별다른 잡음이나 갈등 없이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을 갖고 있지만 동작구의회 의장으로서 보낸 시간들은 매우 특별할 듯 하다. 가장 큰 보람과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가.
주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 시간이었다. ‘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의원들 간의 소통과 조화, 공감대 형성은 언제나 어려운 숙제다. 의회의 기본이 되는 화합과 단합, 합의정신을 바탕으로 각 지역의 대표성을 가진 17명 의원들이 여야를 떠나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의장으로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의회로 이끌기 위해 무척 노력했고, 올바른 의회의 위상을 세워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7대 동작구의회가 순항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의회를 지켜보는 주민들도 이 부분을 체감하고 있는 것 같다. 격려의 전화, 칭찬의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다. 주민 참여와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2. 구의회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관악클린센터를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관악구의 미온적 대처 탓에 이웃 자치구 간의 감정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보라매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인근 복지관 장애인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의회는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관악구의 클린센터는 인근에 주거시설, 복지시설, 공원 등이 들어서기 전인 1990년도에 자리를 잡았다. 주변 환경이 크게 달라진 지금은 수많은 주민들과 장애인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관악구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겪는 입장이 아니다 보니 인식이 다른 것 같다.
동작구의 경우 현대화시설을 갖추고 음식물쓰레기는 중간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클린센터도 위생적으로 관리된다. 이에 반해 관악구는 전체 쓰레기 및 음식물쓰레기가 그대로 반입되는 실정이다. 불결한 환경 때문에 엄청난 파리떼가 생겼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심각한 악취가 주변에 퍼진다. 대형 트럭과 적재함 등이 도로에 무질서하게 적재되어 사고 위험도 매우 높다. 특히 서울시립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과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이 클린센터에 인접해있다. 사회적 약자인 두 복지관 이용자들이 비위생적인 주변 환경 속에서 악취와 해충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의회에서도 상황 해결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 왔고,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관악구 측에서 다섯 가지 합의사항을 제시했지만, 검토해 본 결과 현실성이 부족한 조항이 대부분이었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관악구는 음식물쓰레기 중간집하장부터 갖추거나, 쓰레기를 매립장으로 직송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에 따르는 재정적 부담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 향후 이전 계획에 대해 동작구와 공동 대처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쓰레기 문제는 서울시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서울시와 김포매립장의 계약이 만료되는 2016년 이전에 최선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큰 숙제가 우리 앞에 있다. 

3. 지난 여름 ‘지적장애인 갈취한 14년 이웃’이라는 주제가 공중파 방송을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를 장식했다. 안타깝게도 동작구 관내에서 일어난 일이고, 동작신문에서도 이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가해자가 구속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은 여전히 시급한 숙제로 남아 있는데.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우리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피해를 당한 분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가해자도 지역주민이라는 점을 더욱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동작구에는 지적장애인 가구가 222가구 있고, 그 중 급여대상은 160가구이다. 각 동의 급여관리자에 대해 정기적으로 철저한 교육을 실시하고, 구체적인 급여관리 매뉴얼을 만들 계획이다. 의회와 집행부가 공동으로 대처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4. 제247회 1차 정례회 마지막 날 구유지(노량진동 62-8, 62-22 일대, 384㎡ 부지) 매각 건을 놓고 수정안이 채택되기까지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구의 어려운 재정상황과 맞물려 여러 가지 입장이 상존할 것 같은데, 이 사안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어떤지.
복지공약이 남발되어 온 것이 문제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지방정부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매년 늘어나 재정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동작구뿐만 아니라 지자체 전체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을 꼭 매칭사업으로 진행해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발생하는데, 추가 세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세수는 그대로인데 복지예산의 부담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리구도 내년도 예산 편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부지는 입지 조건이 뛰어나 장기적으로 효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땅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더 이상의 적자 누적은 곤란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공공청사 건립기금 일부를 일반회계로 차출하고, 해당 구유지를 매각해 예산 부족분을 확보하는 방향이 논의되었으나 찬반투표를 거친 끝에 매각이 일단 유보되었다. 지켜보아야 할 사안이다.

5. 지난 10월 31일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연봉이 4% 인상된 4,157만 원으로 결정되었다. 일각에서 의정비 심의과정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의정비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24년 역사를 가진 지방자치제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현실성 없는 의정비다. 지방의원의 유급제 전환은 ‘전문성을 가진 유능한 인재의 지방의회 진출’이라는 취지가 있었다. 유급제로 전환할 당시 의정비는 6,000~7,000만원 선이 적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모 자치구 의회에서 2,670만원의 의정비를 결정했고, 이것이 향후 모든 지방의원의 의정비가 3,000만원 전후로 책정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현재 동작구의원의 의정비는 2007년에 발표된 4인 가족의 생계비보다 적은 액수이다. 의원들도 가족을 부양할 의무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의정활동을 하다 보면 가계에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적자가 나는 실정이다. 4년 단임제이고, 겸직도 할 수 없고, 정년 보장도 안 되고, 퇴직 후 연금도 없다. 유능한 인재가 의정에만 전념하면서 뜻을 펼치기에는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
7대 의회의 임기 4년 동안 의정비 인상의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다. 그나마 5.8%가 최대치이다. 의정비심의에 참여한 위원들도 심의과정에서 이 문제를 인지하게 된다. 구민의 눈치를 보느라 의정비를 인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방의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면서 의정비 인상의 당위성을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는 의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의 자성과 결단도 필요하다. 기초가 튼튼해야 건물이 튼튼해질 것 아닌가. 후배 의원들과 지방의회의 장기적 발전, 나아가 지방자치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의정비 현실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6. 최근(11.4 ~ 11.8) 2014년 의원 해외연수가 진행되었다. 이번 연수의 목적과 성과에 대해 들려달라.
일본 동경과 요코하마 일대를 돌아본 연수였다. 관광 스케줄을 일절 배제하고 첫날부터 견학과 시찰로 구성된 일정을 바쁘게 소화했다. 지방의회의 해외연수가 외유성 여행으로 폄하되는 것이 유감이었다. 세간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것이 이번 연수의 주요한 목적이었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한다.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감탄할 정도로 분주한 스케줄이었고 탄탄한 구성이었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가 20%을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실버인재의 평생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세타가야 생애교육원’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네기 어린이집’의 자연친화적 어린이집도 인상적이었다. 시설 유지와 교구 교체에 과다하게 투자되는 비용을 절감해 교육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었다.
세타가야 구청의 ‘마을 만들기 사업’ 모델 지역 방문도 이번 연수의 큰 성과였다. 주민과 꾸준하게 소통하며 30년간 지속되어 온 사업에 감명을 받았다. 소수의 반대의견도 인내심을 갖고 수렴하고 설득해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마을의 원로로부터 일본의 식민통치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받기도 했다. 동작구의회가 외교사절로서 의미있는 역할을 해낸 것 같다.

7. 2014년 마무리를 앞두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2015년에 이루고 싶은 목표들이 있다면.
12월에 있을 2차 정례회에 대비해 세미나를 열고 예산심의 기법을 숙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 어려운 재정여건을 극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어 규모 있는 예산 편성을 하는 것이 목표다. 구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업을 우선 순위로 추진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내년도에도 구에서 추진 중인 사업들이 순조롭게 완료될 수 있도록 안배하고, 지역마다 꼭 필요한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

8. 끝으로 구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민의 대표로 뽑아주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구민 여러분들에게 늘 감사드린다. 구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동작구의회를 지속적으로 성원하고 격려해주시기 바란다. 사랑받고 신뢰받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든 의원들이 힘을 모아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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