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보훈지청장
정관회

올해 발굴한 6·25무명용사 유해 818구 합동안장식이 지난 12월 4일 열렸다. 안장식에 참석한 6·25참전용사들이 앞을 지나는 유해를 보며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6·26 전사자와 실종자는 16만명에 이르고 이중 10만명을 아직도 조국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12월 3일에는 영국런던시내 한복판인 템즈강변에 ‘한국전참전비’가 건립됐다. 영국군 참전용사들은 ‘한국이 주는 좋은 선물’이고 ‘꿈이 이루워진 것 ’이라며 감격해 했다. 영원히 우방을 잊지 않겠다는 우리정부와 교민의 성금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또 하나, 11월 29일에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6·25당시 임진강에서 펼쳤던 아이스하키를 재연하는 ‘임진하키클래식 2014’를 개최하여 참전용사가 축구의 킥오프 격인 퍽드롭을 하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다고 한다.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이다.
최근에 보도된 일련의 기사를 보면서 6·25전쟁은 종전이 아닌 정전형태로 60년이 넘었지만 참전용사의 의식세계에서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6·25전쟁에 UN군으로 참전한 국가에서는 참전비를 세우고,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오려 재연하며 참전용사를 예우하고 6·25무명용사의 유해를 발굴해 합동안장식을 했지만 우리국민은 6·25전쟁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6·25참전용사를 얼마나 예우하고 있을까?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고, 분명한 남침이라는 것을 모르고, 6·25참전용사는 나라를 지킨 호국영웅인 것을 모르는 것이 대한민국에서 자라나는 신세대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제 6·25전사자, 참전용사를 호국영웅으로 예우하는 일을 시작하자. 생존해 있는 6·25참전용사는 대부분 80이상이 된 분들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호국영웅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도리이다. 출신지, 출신학교, 살고있는 지역에서 알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고 명예를 선양해주는 일을 해보자
얼마 전 인근 지역 문화원장님과 “지역사회의 6·25전사자, 참전용사의 명패를 만들어보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지역에서 해야 할 일인데 잊고 있었다. 지역역사의 한 대목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하시며 “명단을 찾는 일이 시급한데 지역유지들과 상의해보자”는 답변이 돌아왔다. 모두가 잊고 있었던 일을 누군가 찾아내서 한다는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다. 호국영웅을 알리고 기리는 것은 우리 스스로 주변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초등학교를 비롯한 출신학교의 교정의 어느 동산이나 강당, 로비에 출신학교 호국영웅의 이름을 명명하고, 구청이나 공공건물의 로비나 동산, 그리고 시민공원의 동산에 호국영웅의 이름을 명명하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에 국가를 위해 몸바친 호국영웅들이 이런 분들이구나! 라고 생각할 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 더 나아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존경하고 예우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사명이고 후세에 물려 줄 정신적 자산임에 분명하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을 보내는 길목에서 새로 맞는 2015년에는 호국영웅의 이름이 전국방방곡곡의 학교나 공원, 쉼터마다 명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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