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일동 담임목사 (성진교회)

무덥고 지루한 여름이 미안한 듯 슬그머니 물러가고 아침저녁의 시원한 바람이 가을을 재촉합니다. 귀뚜라미 소리에 가을이 다가오는데 어느덧 들판에 벼이삭이 겸손히 머리를 숙이며 가을이 익어가길 기다립니다.
목회자인 제가 매년 가을을 맞이하며 가슴 설레는 것은 영적인 가을을 기다리고 준비해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목요일 이른 새벽 눈을 뜨니 세 시가 조금 넘어서 다시 누웠는데 새가족양육교재, 삼일성경공부, 목자수양회, 예비목자 훈련들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듯 구상하다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교회를 향합니다. 그리고 영적인 가을을 맞이하여 풍성한 열매가 맺도록 교회 속에서 기도 운동과 말씀의 부흥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긴 여름 동안 너무 안일하고 나태한 것을 회개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유하며 안식한 것을 감사합니다. 이제 마음을 모아서 영적인 가을을, 열매 맺는 가을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름에 땀 흘리고 수고한 논밭에서 가을 햇빛에 곡식과 과일의 풍성함을 보며 기뻐하는 농부처럼 하나님께 드릴 열매를 찾고 준비하고 싶습니다.
주님은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요 15:8)고 말씀하십니다. 9월은 열매 맺는 달로 주일 낮에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기도의 열매, 말씀의 열매, 전도의 열매, 성령의 열매, 가정의 열매들로 여러분의 삶 속에 풍성하도록 기도하고 말씀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은혜 받고 감사하고 행복함으로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하나님이 받으시는 열매가 되길 소원합니다.
농부가 애쓰고 씨 뿌리며 땀 흘릴 때 우리 하나님은 햇빛과 바람과 비를 주셔서 열매 맺게 하심으로 열매는 하나님과 농부의 공동 열매이기에 귀합니다. 우리의 영적인 열매로 우리가 기도하고 말씀대로 살며 복음을 전할 때에 하나님께서 은혜 주셔서 성령으로 열매 맺게 하시는 줄 압니다. 나무의 잎에서 탄소동화작용을 뿌리에서 물과 양분을 빨아올리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그 가운데서 열매 맺게 하시는 생명의 신비처럼 하나님의 영으로 열매 맺게 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조금 더 기도하며 말씀으로 충만할 수 있길 원합니다.
영적인 가을! 풍성한 열매 맺는 가을을 준비하십시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 또 너희 열매가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요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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