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대 설치된 노량진 마제형 하수박스
2008~2011년 침수해소사업 시행 시 발견
최근 이창우 구청장 현장점검으로 재조명

노량진에서 발견된 마제형 하수박스를 점검하고 있는 이창우 구청장(가운데)
지난 2008년~2011년 동작구청 주변 침수해소사업 시행 과정에서 1890년대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마제형 하수박스가 발견된 바 있다. 이 하수박스는 1899년 9월 18일 노량진에서 제물포를 연결하는 경인선 철도가 개통되기 전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장 44m인 마제형 하수박스는 3단계의 구간으로 나뉘어 설치되어 있다. 1차 구간은 약 20m로 1899년 9월 18일 경인선 개통에 앞서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2차 구간은 1960년 경부선 복선화 과정에서 연장된 12m 구간이고, 3차 구간 12m는 1974년 수도권 전철화 시기에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극히 드물게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토목시설임에도 문화재 지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지난 3월 21일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현장점검을 실시한 후 세간의 관심이 또 한번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월 현장을 돌아본 한 전문가는 “근대와 현대와 시설물이 공존하고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고, 서울에는 100년이 넘는 근대 토목시설이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며 문화재 지정 추진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 문화재 담당자는 “보존상태가 너무 양호해 100년 된 시설물로 보기 어렵다. 확실한 판단을 위해 별도의 고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며 문화재 지정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구는 지속적으로 문화재 지정을 추진함과 동시에 관내에서 발견된 근대 문화유산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철도하부에 방치되어 온 하수박스를 노량진수산시장 연결통로로 활용해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뛰어난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견학시설로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효사정, 용양봉저정, 사육신공원, 수산시장으로 이어지는 역사탐방로와 마제형 터널을 연계하면 관광 및 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대한민국 근대사의 중심지인 노량진에서 발견된 역사적인 시설물이 2017년 동작구에서 어떻게 되살아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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