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서연, 이지윤, 이지은

‘식량부족’, 매체를 떠다니는 이 표현은 현 시점의 식량문제를 설명하기엔 부적절하다. 현재의 문제는 분배이다. 그러나 약 30년 뒤 미래의 인류는 절대적인 식량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어나 작물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데 기후변화로 공급은 오히려 감소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식량 생산 시스템을 지속한다면 현재 기아로 사망하는 인구에 50만이라는 수치를 더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식량 증대의 길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달라질 지구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작물이 인류의 앞날을 밝힐 수 있는 대비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GMO는 기존의 작물에 다른 생명체의 특정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결합한 농산물을 일컫는다. GM 기술은 이러한 작물을 개발하는 기술로, 작물로 하여금 척박한 환경이나 병충해를 버틸 수 있는 저항력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달라진 미래의 재배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도 미국 일리노이 대학은 이산화탄소 수치와 기온이 높은 미래의 대기 조건을 모방한 SOY FACE라는 시설에서 3년 동안 실험을 한 결과 GMO가 일반 작물보다 생산량이 우수했다고 보고하였다. 뿐만 아니라 GM 기술은 부족한 영양 성분을 강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선화 유전자를 도입해 비타민A를 보충한 ‘황금 쌀(Golden Rice)’이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의 주식은 쌀인데, 쌀에는 비타민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A 결핍증인 실명, 설사, 홍역 등을 앓고 있다. 비타민A를 첨가한 황금 쌀은 이러한 심각한 질병들로부터 그들을 해방시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작물의 형질을 개선시키는 기술이 인류에게 보여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물론 GMO에 이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GMO가 인체와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쥐에게 GM 옥수수를 먹이면 쥐가 암에 걸리거나 조기사망을 하게 된다는 실험이 GMO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실험에 대한 논문은 실험집단 선정의 부적절을 이유로 철회되었다. 최소 암수 50마리를 사용해야 하는 암 실험에서 단 10마리만을 사용했고 18개월이 되면 암이 발생하는 특이 종인 실험용 쥐를 썼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게다가 결과적으로도 GMO를 적게 먹은 쥐가 많이 먹은 쥐보다 치사율이 더 높았고, GMO를 먹지 않은 10마리 중에서도 3마리가 조기 사망했다. 환경면에 있어서는 생물다양성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지만, GMO가 질긴 생존력으로 기존의 다른 식물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접어둬도 될 듯하다. 감자, 유채, 옥수수, 사탕수수로 10년간 실행된 한 실험에서 GMO가 주변의 야생식물에 비교했을 때 생존 경쟁력이 약해서 4년 후에는 완전히 사라졌다는 실험결과가 네이처지에 실린 바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GMO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GMO에 대한 찬반은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고 여전히 GMO를 과학이 만들어낸 괴물로 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식량문제에 대한 열쇠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GMO에 불안정한 요소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부풀려지거나 왜곡된 부분들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춰야 할 것이다. 또한 여러 방면의 사회적 논의와 연구 개발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잠재력을 지닌 씨앗이 싹이 틔우고 자라나 그 열매를 인류가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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