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소방서장
박 찬 호

2017년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11월이라는 시기는 화재가 많이 발생해 우리 소방에서는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 날씨는 세계적 기상이변으로 한파가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겨울철은 전기장판 온풍기 난방기 등의 사용이 급증할 뿐만 아니라 온열기구의 부주의한 사용으로 화재 발생률이 급증한다.
​2016년 서울소방재난본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총 6,443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 중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전기화재)는 1,274건(19.8%)이었다. ​또한 2016년부터 월별 통계를 본다면 10월~12월 화재가 1,391건, 1월~3월 화재가 1,911건으로 겨울철로 들어서면서 화재건수가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하루 평균 3.5번꼴로 발생하는 겨울철 전기화재 예방을 위해 어떤 예방대책을 세워야 할까? 각 가정에서도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화재 예방대책을 세운다면 충분히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먼저, 회사와 가정 등에서 다양한 가전기기 사용으로 멀티탭의 사용이 늘면서 접촉불량·과전류·과부하 등으로 큰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노후화된 멀티탭은 가급적 쓰지 말고, 멀티탭을 꼭 사용해야 한다면 개별 스위치가 부착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냉장고와 같은 고정 전력소모가 많은 전자제품은 반드시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흔히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코드를 뽑아두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코드의 탈착을 반복하면 전선의 장력이 약해져 코드 손상에 따른 화재발생이 높으므로 코드가 꽂혀있는 멀티탭의 스위치를 차단해 대기전력을 없애는 것이 더 안전하다.
다음으로는 전기요, 전기장판, 전기히터 등 온열기구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은 규격제품을 사용하고 보관 시 전기장판을 접어두거나 켜둔 채로 외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불이나 요, 특히 라텍스 재질의 매트리스 위에 전기장판을 깔아놓고 장시간 사용하면 열이 축적되면서 내부온도를 과도하게 상승시켜 장판내부의 열선 피복을 녹여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반드시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 화재초기에는 소화기 1대가 소방차 1대의 역할을 하게 된다. 2017년 2월부터 주택용 소방시설설치가 의무화된 만큼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대 이상 가정 내에 설치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침실,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대 이상 천장에 부착해야 한다.
다양한 전기제품의 사용이 늘면서 겨울철 전기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화재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 수준은 미비해 보인다. 전기제품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시민들에게 자리 잡고 화재발생 요인을 사전에 꼼꼼하게 점검한다면 보다 더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박찬호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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