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텐덤사이클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 외국에서도 인기 높은 장애인 스포츠로 시각장애인이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시각장애인들이 그저 심심풀이로 자전거 꽁무니에 타고 페달을 밟아 달리는 스포츠라는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뒤에 사람을 태우던지, 성인 한 사람 무게 되는 짐을 매달고 약 1분, 아니 단 30초라도 페달을 밟는다고 생각해 보자. 금방 넓적다리에 견딜 수 없는 통증은 물론  숨이 턱에 차 헉헉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에 탄 사람과 뒤에 탄 사람과 비슷한 페달링, 즉 페달을 밟고 돌리는 속도가 비슷해야 호흡이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각장애인 텐덤사이클은 장애인 스포츠 가운데 가장 스릴 넘치는 구경할 만한 스포츠다. 선수들이 타는 텐덤사이클은 타이어는 물론 모든 부품이 대단히 값이 비싸다. 스피드가 생명인 운동이라 가볍게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재질 자체가 가볍고 단단해야 한다. 자연히 가격은 높을 수밖에 없다. 장비 지원도 선수 지원도 부족한 현실 속에서 열정만으로 선수생활을 한다거나 텐덤사이클로 장거리 주행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일까, 시각장애인 텐덤사이클 전국 투어는 꼭 한 번은 달성하고 싶은 꿈의 그리는 라이딩이다.
그 염원을 가진 시각장애인 한 명이 페달을 돌린 지 10년 만에 대장정에 나선다. 2009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금메달 두 개 획득했고 전국 텐덤사이클 대회에서 수없이 많은 메달을 목에 건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페달을 밟아 체력을 관리하길 10년 만에 이뤄낸 값진 대장정이다. 그는 작년에 섬진강-영산강-금강을 달리는 쾌거를 이룬 순간 행복했다고 말한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이제 동해안만 남겨 놓았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올 가을이나 내년에 또 한 번 달릴 생각이라고 한다. 한국 남자 평균수명이 약 84세다. 올해로 72세인데 내년에 동해안을 달릴 지 걱정이다.
각종 레포츠 문화가 성행하는 요즈음이다. 시각장애인이라고 못할 게 무언가. 온몸으로 힘을 다해 달리고 싶다. 내 힘으로 심장이 쿵쾅쿵쾅, 숨이 턱에 찰 만큼 달리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승리의 결과만 좋아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결과에는 눈도 돌리지 않는다. 누가 이들을 경기 결과로 탓할 수 있을까.
전문 선수처럼 웨이트 트레이닝을 못하는 이들. 앞에서 핸들을 잡아 줄 파일럿도 없고 일반 도로에서 위험을 안고 운동하느라 긴장의 연속이다. 균형 잡힌 운동 시간은 아예 꿈도 못 꾸고 대신 파일럿을 하겠다는 사람만 있다면 실력이 있건 없건 마냥 고맙다는 시각장애인 텐덤사이클 선수들. 넘어지고 쓰러지며 부상을 달고 다니는 운동을 열정만으로 뜨겁게 달궈 페달을 밟는 이들.
그 중 한명의 시각장애인이 5월 21일부터 약 4일간 일정으로 인천 아라뱃길에서부터 부산까지 텐덤사이클을 타고 달린다. 5월이다. 사이클 타기 좋은 계절은 점점 무르익는다. 그에게 뜨겁고 우렁찬 박수가 필요하다.

글 : 한국시각장애인협회 동작지회장 조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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