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건물은 철거됐지만 갈 곳 잃은 재원생들 피해는 진행 중 
학부모들 “안전한 돌봄과 교육 가능한 환경 조속히 마련해야”  

지난 9월 6일 밤 11시 22분 경, 상도4동에 위치한 서울상도유치원(성대로21길 62)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야에 일어난 사고였기에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인근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굉음과 함께 뒤틀려버린 유치원 건물을 바라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인접 공사 현장과 연결된 흙막이가 무너지며 일어난 사고였다. 해당 공사장은 2018년 4월 24일 착공해 2019년 4월 중 완공 예정으로 공동주택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당시 터파기 공사가 90% 완료되고 흙막이 공사가 15% 진행된 상태였다.
상도유치원 측은 지난 3월부터 해당 공사 여파로 추정되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동작구청에 현장점검을 요청한 바 있다. 이후에도 안전성 재검토를 위한 전문가 의견서 제출, 유치원 자체비용으로 안전진단 실시 등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전날인 9월 5일 오후 1시에도 유치원 긴급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구청 건축과에 요청했지만 담당 공무원이 다른 민원 일정으로 인해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 측도 다음날 유치원에서 제출한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건축관계자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초유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질책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9월 10일 위태롭던 상도유치원 건물의 철거가 완료되면서 눈에 보이는 위험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아들과 학부모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있다.
2014년 개원한 공립 단설 서울상도유치원에는 7개 학급 122명의 원아들이 재원 중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갈 곳이 없어진 아이들은 임시대책으로 마련된 상도초등학교 돌봄교실 등에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긴급한 상황에서 어수선하게 꾸려진 환경에 어린 자녀들을 맡겨야 하는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공동조사위원회를 통한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이다. 구청, 교육청, 경찰 등에서 제각각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학부모들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답답한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둘째, ‘조속한 유치원 학사 운영 정상화 및 신축 추진’이다. 학부모들을 “사고 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임시방편 외에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관계기관을 질타했다. 안정적인 돌봄과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구청의 미온적인 대처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동작구는 9월 13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사고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16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는 정부, 서울시, 교육청, 구의회 관계자와 상도유치원 학부모 대표가 포함되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굴토 및 건축심의에 참석했던 위원과 구청 관련공무원 등 업무관련자는 배제되었다.
이창우 구청장은 “상도유치원 원아들의 안전과 교육의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삼고 우리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민선 7기가 자리잡는 시기에 발생한 대형사고로 혼란을 겪고 있는 동작구, 사고 예방에는 실패했으나 대처에는 성공하기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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