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미 씨의 하루는 ‘배려’다

하루기부의 여섯 번째 주인공은 동작구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홍성미 씨다.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두 아이와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성미 씨에게 하루의 의미를 물어보았다.

□ 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소소한 삶이 너무나도 행복해

성미 씨의 하루는 이른 아침 남편과 아이 둘의 도시락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정신없이 아침을 차리고 남편과 두 아이를 배웅하고 나면 그제야 성미 씨의 짧은 개인시간이 찾아온다.

“아침에 도시락 싸고 가족들을 배웅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면 정신없이 바빠요. 온몸에서 진이 빠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럴 때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에너지가 차오르는 게 느껴져요.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할까요?”

운동하는 시간이 하루 중 유일한 자유시간이라고 말하는 성미 씨. 그곳에서 만난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땀 흘리고 차 한 잔 마시는 순간이 하루의 낙이라고.

중학교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돌아오면 다시 성미 씨의 바쁜 일과가 시작된다. 각종 집안일을 끝내고 아이들 식사와 숙제를 챙겨주면 어느덧 밤 열두시.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느라 항상 늦게 집에 돌아오는 남편을 맞으면 그제야 길었던 성미 씨의 하루가 끝이 난다.

“예전에는 악세서리 장사를 했었어요. 하지만 결혼 후 아이들 육아에 집중하고 싶어 그만두었지요. 가끔 자유롭던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지만 사랑하는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건 제 아이들이거든요.”

□ 아이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이 되었으면

아이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가득한 성미 씨는 그 사랑을 나누는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자신의 아이를 너무 사랑하다보니 자연스레 아픈 아이들과 그 부모들의 심정을 공감하게 되었다고.

“예전부터 오지랖이 넓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웃음). 원래 주변에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 더 심해졌죠. 티브이에서 하는 모금 방송들을 자주 보는데 거기에 나오는 어린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래서 비록 소액이지만 꾸준히 기부하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 성미 씨는 아이들에게 용돈을 쪼개어 조금씩 기부하게 하는 연습을 시키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나눔의 행복을 아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용돈을 주고 나면 이 돈으로 장난감을 사고 싶은지 아픈 친구들을 돕고 싶은지 물어봐요. 그럴 때 아이들이 나눔을 선택하면 엄마로서 매우 뿌듯하죠.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게 제 목표랍니다.”

나중에 두 아이가 다 자라 자신의 도움이 필요 없어지는 순간이 오면 그때부터 아동생활시설에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성미 씨. 설거지라도 좋으니 조금이나마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이런 성미 씨에게 ‘기부는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라는 하루기부 캠페인의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궁금했다.

“저는 현재 전업주부라서 많은 돈을 기부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에요. 금액이 너무 작아 큰 도움이 못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고요. 하지만 기부는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라는 하루기부 캠페인의 캐치프레이즈가 마음에 짐을 덜어주는 것 같아 좋네요. 이 캠페인으로 인해 더 많은 분들이 편하게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아이들이 언젠가 찾아올 행복을 의심하지 않고 힘을 내길

하루기부에 참여한 성미 씨의 하루는 이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성미 씨는 자신의 하루를 경제적 어려움으로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러브아이’ 캠페인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어렵게 둘째아이를 갖게 된 성미 씨의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라고 했다.

“둘째 아이가 너무 안 생겨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병원을 다녀 봐도 별 차도가 없었고 유산도 몇 번 했었거든요. 그때 몸과 마음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아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둘째가 생겨서 지금까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얻은 아이가 인생의 선물과도 같다고 말하는 성미 씨. 자신의 아이가 너무나 소중하기 에 아픈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성미 씨는 자신의 하루를 선물 받은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언젠가 행복이 꼭 찾아올 거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은 정말 힘들고 어렵겠지만 분명히 행복은 어딘가에 숨어있거든요. 그 날이 오기까지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힘을 냈으면 해요.”

인터뷰를 끝내기 전 마지막으로 성미 씨가 생각하는 하루의 의미에 대해 물어보았다. 성미 씨는 오래 고민 끝에 ‘배려’라고 답했다.

“언제 어디서나 제가 도와주는 아이들을 항상 생각해요. 안아주고도 싶고 직접 손을 잡고 이야기해보고 싶기도 해요. 나중에 시간이 흘러 이 아이들을 직접 만나게 될 날이 왔을 때, 아이들 앞에 당당한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항상 어디서나 남들을 배려하면서 저 자신을 가꾸려 노력한답니다. 그래서 저의 하루는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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