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윤민영(대학생)

집에 오는 길 밤 열시쯤 지하철역에 내리면 운동복 차림에 배낭을 멘 청춘들 때문에 발 디딜 틈 없다. 공시생 약 50만 명 시대 노량진의 모습이다. 이 중 합격자는 2% 남짓, 하버드 합격률인 4.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진정으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원하는 것일까?
LA타임즈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혁신과 도전보다는 안정과 보신을 지향하며 공무원이 되기 의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쏠림 현상은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젊은이들이 전업 공시생으로 몰리면서 경제적으로 150억의 기회비용을 날렸다고 분석한다.
이를 위해 동작구가 발 벗고 나섰다. 공시생의 진로 전환을 위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웰센터를 운영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웰(wel) 센터’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증가에 따르는 사회적 손실을 막고자, 민·관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공시생 진로 전환 취업연계 사업이다.
먼저 수험생활 고충에 대한 심리상담과 직업적성검사, 직무능력검사가 전문상담사를 통해 이뤄진다. 그리고 검사 결과에 따라 취·창업을 위한 고용노동부 직업훈련과정과 취업성공패키지, 동작구 직업훈련교육, 청년 내일채움공제 등 다양한 제도를 연계·지원한다.
이 중 청년 내일채움공제는 고용노동부가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이 3년간 600만 원을 적립할 경우 정부와 기업의 지원으로 최대 3,000만 원 이상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적립금 제도이다. 그런데 동작구는 이를 동작구형으로 지역의 특성에 맞춰 고용노동부의 사업에 더해 관내 중소기업과 청년을 대상으로 기업이 정규직 직원 채용 시 구가 추가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일자리 문제는 재난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지난해 청년 실업률 문제를 북한의 핵위기보다 위협으로 느낀다. 동작구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고자 수험생이 많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지역 맞춤형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지방자치제를 검색하면 부정적 기사들만이 줄지어 나오며 찬성하는 글은 찾아보기 어렵다. 분명 여론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지방자치제가 살기 위해서는 위의 사업처럼 본래의 의미를 찾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성공적 정책 사례를 먼저 보여주어야 지방 정부의 권한 확대라는 목소리도 낼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 © 동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