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은 지난 1997년 중대부고가 강남으로 이전한 이후 지금까지 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40여년간 흑석동에 살고 있는 정유정(41, 여)씨는 “초등학교 자녀 2명을 키우고 있는데 흑석동 주변에 고등학교가 없어서, 아이들을 어느 학교로 보내야 할지 걱정된다”며, “부디 학부모들의 소리와 생각에 공감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2008년 9월 11일 흑석재정비촉진지구 내 학교 용지가 지정됐으며, 구는 민선6기부터 학교문제로 고통을 겪어온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고등학교 유치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는 10월 24일 고등학교 용지가 포함된 흑석동 90번지 일대 흑석9재정비촉진구역의 관리처분계획을 인가·고시하고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고등학교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절실한 기다림과 요구
흑석동은 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더 큰 문제는 흑석동은 물론 인근 상도동, 노량진권역을 통틀어 일반계 고등학교가 전무하다. 동작구 내 일반고등학교 수는 5개소에 불과해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며, 학급당 학생수도 26.9명(서울시 평균 25.1명)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과밀학급이다.
실제로 올해 동작구 전체 중학교 졸업생 중 지역 외 고등학교 진학률은 51.4%이며, 특히, 흑석동에 위치한 중대부중과 동양중 학생들의 지역 외 진학률은 각각 62.9%, 61.7%에 달한다. 
이에 흑석동 주민들은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뜨거운 열망으로 고등학교 유치전에 직접 나섰다. 지난 2015년 20여명이 주축이 되어 흑석동고등학교 유치 서명운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만 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들의 간절한 뜻을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했다.
지난 10월 17일에는 흑석동 주민 100여명이 서울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했다. 주민들은 흑석고등학교 유치를 이행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에서는 흑석고 유치 서명운동이 10월부터 진행 중으로, 현재 3,000명이 참여했다.

◇ 흑석동 재개발사업으로 고등학교 유치 탄력
흑석4·9재정비구역 내 흑석동 고등학교 부지는 1만 4,047.5㎡로 24학급 규모이다. 흑석9구역은 올해 하반기 이주와 철거 등을 거쳐 2023년 총 1,536가구가 입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착공과 동시에 학교 부지 조성이 본격 추진된다.
흑석동은 2006년 10월 흑석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2011년 흑석5구역 655세대, 2012년 흑석4구역 863세대, 흑석6구역 963세대, 2018년 흑석7구역 1,073세대, 흑석8구역 545세대가 입주한 상태다.
흑석동 재정비 사업추진에 따른 1만여 세대의 유입과 학생 수 증가로 고등학교 유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구는 그간 주민과 함께 교육청을 수차례 방문해 학교 유치의 필요성을 설득해왔다. 또한, 교육청 및 서울시와 TF팀을 구성하고 70여 차례에 걸쳐 이전학교 확정에 대한 협의 중에 있다.
구는 빠른 시일 내에 교육청과 함께 이전 대상 고등학교를 공식화하고, 절차를 조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는 지역주민들의 간절한 숙원”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학교 이전을 가시화해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닌, 이사 오고 싶은 동작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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