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동작구 평생교육 우수 프로그램 선정
글로 자신을 표현하며 삶의 기쁨 새롭게 발견

11월 20일 오후 2시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동작지회 회의실은 연말을 앞당긴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화기애애했다.
동작구청의 평생교육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동작지회가 지난 5월 22일부터 진행한 「시각장애인의 아름다운 글쓰기 프로그램 ‘애오라지’」의 작품 전시회 및 종업식이 있는 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1년간의 글쓰기에 대한 감회를 나누었다.
올해로 3년째 진행된 「시각장애인의 아름다운 글쓰기 프로그램 ‘애오라지’」는 시각장애인들이 글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시력상실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친목도 도모하고, 보다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화되어 삶의 기쁨을 되찾는 데 의의를 둔 프로그램이다. 
3년째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왕육상 씨(53)는 “작년에는 맛보기였다면, 올해는 좀 더 글쓰기의 맛을 알아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시간이 더 기다려졌다”면서 “한 편의 글을 다 쓰고 나면 글쓰기의 재미를 느꼈다. 남들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 처음 참여한 최경천 씨(59)는 “실명한 지 10년째인데, 그간 혼자서만 써 오던 글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평가를 받는 것이 새롭고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또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글쓰기 교실이었지만, 늘 ‘글을 써야 한다’,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글쓰기의 충분한 자극제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씨는 올해 애오라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쓴 두 편의 글로 전국 단위 공모전에 입상하는 기쁨도 맛봤다. “눈이 보일 때는 허상 같은 돈을 쫓아다녔다면,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지금은 인생을 새롭게 다시 보게 됐다”는 최 씨.
중도 장애의 시련과 아픔의 경험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악인과 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실현해 나가려는 노력을 글로 푼 「늦바람」은 올해 (사)한국저시력인협회와 김안과병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4회 마음으로 보는 세상’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 김장철의 소박한 우리 정서를 남도의 구수한 언어로 풀어 쓴 시 「배추 겉절이」는 세계장애인문화복지진흥회가 주최한 ‘제13회 장애인 창작 문학 공모전’에서 가작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사)한국시각장애인인연합회 서울지부 동작지회 조승현 회장은 “시각장애인으로 사는 삶은 늘 불안불해요. 돌부리에 채일까, 남들이 어떻게 볼까 스스로 움츠러들기 십상이지요. 그런 내면을 각자 글로 풀어낼 수 있는 기회를 준 동작구청 교육정책과 평생교육지원팀의 지원에 감사 드립니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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