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통합당의 총선 후보자 결정 과정이 석연찮다. 그동안 지역에서 고생한 원외 지역위원장을 철저히 배제하고 본선 경쟁력 등을 핑계로 외부 인사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있다. 동작구갑에서는 통합당의 원외위원장이, 동작구을에서는 민주당의 원외위원장이 경선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탈락했다. 공정하지 못하다. 시쳇말로 소는 누가 키운다는 말인가.

전략 공천과 경선은 당의 방침 중 하나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거대정당이 동작구에서 낙하산 인사를 습관처럼 공천하고 있다는 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동작구 현역 국회의원 2명도 지역과 별다른 연고가 없이 동작구로 건너와 당선했다. 정권의 실세라는 이유로, 유명세로 국회에 입성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지난 총선 때도 있었다.

거대정당의 ‘일단은 이기고 보자’는 식의 결정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위원장을 맡아 당에 상당한 힘을 행사한다. 특히 풀뿌리 정치인으로 구성해야 할 광역·기초의원 공천에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만약 지역구 국회의원 한 사람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당의 지역 정치인들은 자기 목소리를 쉽게 내지 못하고 끌려 다니게 된다. 유력 인사에게 의존하는 정치는 주민은 뒷전이고 실세의 눈치만 보기 바쁘다. 이렇게 비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순간 정치는 조금씩 망가진다. 낙하산 공천은 풀뿌리 정치의 뿌리부터 파괴할 수 있어 시민사회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지역 정치인이 성장하는 건강한 풀뿌리 정치는 유력 정치인의 권력 남용을 막고 민주주의를 더 풍성하게 한다. 낙하산 공천이 어쩌다 한 번 이뤄지는 일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반복되는 일이라면 자성이 필요하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총선마다 각본처럼 등장하는 동작구의 낙하산 정치에 대해 이제는 진지하게 성찰하길 바란다.

2020년 3월 5일
정의당 동작구위원회(위원장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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