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비상이다. 전국적으로 3만 5천명이 검사를 받았고 확진자가 130여 명이다. 무증상의 ‘조용한 전파’가 2차, 3차 지역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유연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어 활력을 되찾나 싶더니 염려가 현실로 나타난다. 억눌린 에너지는 피로감을 느끼게 하여 성급히 분출구를 찾는 위험에 노출시킨다.
불안 심리를 이용하는 코로나19 가짜 정보와 사기도 극성이다. 돈을 소독하려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다 많은 돈을 불태우기도 하고, 긴급재난지원금을 빙자한 보이스피싱도 등장한다.
정보 전염병을 나타내는 ‘인포데믹 현상’이 세계적으로 심각해진다. 해외에서는 바이러스를 퇴치한다며 공업용 메탄올을 먹고 죽은 경우도 있다.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전문가들은 거짓 정보에 속지 않기 위해 여러 미디어를 참고하는 크로스체크와 의심하는 태도를 통해 비판적 사고와 검증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위해서는 ‘착한’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착한’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보통 의심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착한 건물주 운동’이나 ‘착한 소비’는 장려되어야 한다.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기에.
하지만 사람과 상황의 선한 면을 주로 보게 되면 그 이면을 바라보는 힘이 미약해질 수 있다. 그래서 속이려고 하는 사람들의 주 대상이 된다. 지식이 부족하거나 마음의 힘이 약해도, 권위에 순응하는 경우도 그러기 십상이다.
많이 경험하고 알수록 분별하는 힘이 생겨 불안을 극복하기 좋다. 극단적이거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해결방법을 찾아나가는 지혜가 생긴다.
또한, 정보의 홍수 시대이니만큼 다양한 정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가 부각된다. 이제는 정보를 소비함과 동시에 누구나 정보 생산자 역할을 할 수 있기에 디지털 윤리는 더욱 강조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에 필요한 영양소들을 골고루 공급해주어야 건강할 수 있듯이, 뇌에도 골고루 지식과 경험들을 넣어주어야 균형 잡힌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뇌는 3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생존영역 파충류의 뇌, 2층은 정서영역 포유류의 뇌, 3층은 이성영역 인간의 뇌라고 한다. 아래층을 거쳐야 위층에 올라갈 수 있다. 좌뇌와 우뇌 사이에는 다리 역할을 하는 교량이 있다. 양쪽 뇌의 활발한 교류는 이 다리를 넓히고 튼튼하게 한다. 양손을 사용하듯 양뇌를 많이 쓰면 더욱 뛰어난 두뇌가 된다.
다시 말해 했던 일만 반복하고 편식하는 뇌는 퇴화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지식의 편향은 눈을 가리고 마음을 무디게 한다. 특히, 한 분야의 전문가인 사람들은 오랫동안 해당 영역의 지식만을 섭취하기 쉽다. 이럴 경우 노후에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다고 한다.
최근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 언제인지 돌아보자.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행복을 느낀 적이 언제인지 생각해보자.
필자에게는 파헬벨의 ‘캐논’이라는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가 그런 순간이다. 그리고 상상한다. ‘캐논’같이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을. 아름답지만 단순해서 누구나 듣기 편안하고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그런 음악 같은 사람을...
기온이 점차 올라간다. 오늘도 의료진과 봉사자들의 얼굴엔 고글과 마스크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질 것이다. 한없는 감사로 심리적 허기를 채워본다.

저작권자 © 동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