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방역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상황이다. 방역을 강조하면서 추석을 각자의 집에서 보내도록 국가에서 홍보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빌미로 유명 관광지로 놀러 가는 상황이 아닌가? 참으로 어이없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놀러 가기 보다 지금은 멈추고 서로를 돌보아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우리 삶 속에서 사각지대에 놓은 사람들은 너무나 많다. 추운 겨울에만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싸우고 있는 이 엄중한 상황에서 피해 입은 사람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 마을과 함께 진정한 나눔을 실천한 보라매생태 행복나눔축제 개회식
하지만 서울보라매초등학교에서는 마을의 홀몸 어르신들의 삶을 알기에 그냥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교직원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실천한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한 사람으로서 학교의 진정한 역할을 소망하며 봄에 옥상텃밭에 심은 늙은 호박을 수확하여 학교 주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방역이라는 엄중한 상황에 『보라매생태 행복나눔축제』를 실시하였다.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코로나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 전염될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그런 것이라 여겨졌다. 학교의 주인인 어린이들의 등교가 멈추어졌고 모든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학교에 등교할 수 없는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 모르는 어두운 현실에서 정말 답답한 마음이 그지 없었다. 
옥상에서 기른 늙은 호박을 행복나눔실(교장실)에 50여개 전시하고 행복나눔실에 오시는 분들과 전시된 호박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 가운데 서울보라매초를 거의 매일 오셔서 방역하시는 우리 마을 어르신(유복엽, 신대방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장)이 계신데 그날 따라 방역에 수고하셔서 행복나눔실에 모셔서 차 한잔을 대접해 드렸다. 
그 때 회장님께서 “교장 선생님, 우리 마을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호박죽을 만들어 대접하면 어떨까?”라며 “나도 적극 도울테니 한번 추진해 보세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늙은 호박이 사랑의 메신저로 바뀌어 많은 이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어르신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정성껏 만든 종이백에는 호박죽, 호박전, 떡, 물, 티슈, 수저와 젓가락 등이 담겼다. 모두가 서울보라매초 교직원의 정성이 깃든 진정한 사랑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서울보라매초 교직원들도 코로나로 인하여 많이 힘들어하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며 서로 협력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본교는 마을결합중점학교이면서 서울형혁신학교이다. 교육에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시는 교직원분들이 대부분이고 창의적인 업무 수행과 철저한 책임감으로 교육자로서의 사명을 다하면서도 서로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마음을 가지고 진정한 협력을 실천하는 학교이다. 
처음 늙은 호박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고 했을 때 ‘정말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하는 교직원들이 많았지만 더 힘든 어르신들을 생각할 때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 강해 실행할 수 있었다. 늙은 호박으로 죽을 만들거나 전을 만들려면 그 과정이 보통이 아니었다. 가장 힘든 작업은 호박껍질을 까는 것이었다.

▲ 보라매초 교직원들이 호박죽에 쓰일 호박을 썰고 껍질을 까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20여 명의 교직원이 함께 4시간 이상을 100여 개의 호박껍질을 까면서 물집이 잡히고 온몸이 아파오는 힘든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 주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껍질을 깐 호박은 급식실로 내려가 호박전과 호박죽을 할 것으로 분류하고 존경하는 급식실 조리사님과 종사원님의 헌신적인 봉사로 호박죽을 만들고 호박전을 만들 준비를 해 주셨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고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다음날 또 다시 호박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원격과 등교수업으로 힘든 상황에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전을 만들어 주신 그 정성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담당 선생님은 어르신들에게 사랑의 편지를 만들어 방수종이로 출력하여 붙이고 담을 종이가방까지 만들어 어린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진정한 사랑의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호박죽을 마을 어르신에게 전달했다.
또한 전교회장단과 몇 명의 자원봉사어린이들은 배달하는 일까지 함께해 어린이들이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어른들끼리 이 행사가 이루어졌다면 반쪽 짜리 학교 행사가 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함께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함께 협력하니 교육은 확장되고 그 파급력은 대단하였다. 
일부 어른들이 근심과 걱정도 있었다. 코로나의 엄중한 시기에 어린이들을 동원하는 일은 잘못된 일이라며 질책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사전 발열체크, 마스크쓰기, 장갑끼기, 최대한 거리두기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 여겨지며 교직원과 어린이, 학부모가 함께 사랑 나눔의 주인공이 되어 정말 보람찬 교육활동이라 여겨진다.
간단한 『보라매생태 행복나눔축제』 개회식을 통해 민(신대방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보라매둥지)·관(신대방2동)·학(서울보라매초,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하나되어 신대방2동의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자리였다. 
사실상 동작구에서는 방역의 문제로 행사를 축소하거나 조용히 하기를 바라고 지도 감독을 했는데 동장님과 함께 방역을 최대한 유지하고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도 멈출 수 없는 일이니 서로 협력하는 사랑 나눔을 실천해 보자는 의지로 실시할 수 있었다. 신대방2동 최고의 행복 리더 박태한 동장님께 감사할 따름이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유복엽 위원장님을 비롯한 회원님들께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교육은 멈추었다고들 말하지만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이 진정한 삶 속에서 배움이 일어나고 성장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마을결합은 미래교육의 진정한 모델이라 여겨진다.
민경일 서울특별시 동작관악교육지원국장은 “학교에서 직접 키운 호박을 가지고 어린이들과 함께 교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마을결합을 이렇게 실천하는 모습은 처음”이라며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을 실천하고, 사랑과 사랑이 모여 행복을 만들어가는 서울보라매초등학교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박태한 신대방2동장은 “신대방2동에서 학교와 마을을 주민들이 함께하는 행사는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 서로 협력하며 지내왔는데 이번 행사는 모두가 주인공인 행사다. 앞으로 마을과 학교 그리고 관공서가 동행할 수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복엽 신대방2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이번 축제는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아쉽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민·관·학이 함께 손을 잡고 코로나19로 더 소외되고 어려움이 처해 있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마을의 따뜻함을 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조은희 학부모회장님은 “우리 학교에서 이웃 사랑하는 행사를 할 수 있어 기쁨이고 어린이들이 함께 살아있는 교육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겨진다. 코로나로 인하여 학부모도 어린이들도 모두 힘든 상황인데 추석을 맞이하여 홀몸어르신을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또 다른 삶의 활력이 될 수 있고 이웃 사랑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연휴 동안 어르신을 뵙기보다는 좋은 선물로 대신하라는 정부의 권고는 교육이 없는 오로지 방역만이 존재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 와중에 가족단위 유명 관광지로 모여드는 인파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방역만이 살길임을 알지만 대한민국의 효와 사랑은 어디로 간단 말인가? 부모님을 찾아 뵙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가족이 유명 관광지로 놀러 가는 모양새는 그리 어린이 교육에 긍정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멈추고 서로를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도우며 살지 생각하고 성찰해야 봐야 하지 않을까? 
학교에서는 등교과 원격수업이 번갈아 이루어지고 있어 학교의 선생님, 학생, 가정의 부모님, 학생 모두가 힘들어하는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 되어가고 있기에 이성과 지혜로 호모 사피엔스인 지구인 모두가 협력하여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이번 『보라매생태 행복나눔축제』가 민·관·학이 협력하는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고 다른 지역에도 전파되길 바란다. 더불어 신대방2동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여 행복하고 사랑 나눔이 일상이 되어 웃음꽃이 지지 않는 마을이 되길 소망한다. 그 가운데에는 마을의 어린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들이 꿈꾸는 꿈이 현실이 되고 마을은 그들로 인하여 성장하는 진정한 마을 생태계를 더불어 만들어 갔으면 한다. 우리의 작은 날갯짓이 누군가의 희망이길 더불어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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