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마음건강주민교육단원
박창순
10여 년 전 한적한 아파트에 살고 있을 때였다. 이웃에 명문대학교 장학생이라고 그 어머니가 늘 자랑하던 학생을 마주칠 때마다 장발에 우울하고 어둡게 보여 궁금하게 생각하며 지나치곤 했다. 
어느 날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밖에 나가 보니 그 학생이 투신한 것을 알게 되었고, 그의 자살 원인과 외동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아픈 맘의 위로와 두 아들을 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지 큰 숙제가 되었다. 
그 후 종종 죽음과 자살에 대해서 그 슬픈 일이 예방 가능한가? 또한 숙명인가? 여러가지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바쁘게 사노라 잊고 지내다, 동작구에 이사 와서 매월 보게 되는 동작소식지에서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교육모집을 보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문제라 반가운 맘으로 신청하여 기초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고 보니 욕심이 생겨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에서 실시하는 ‘마음건강주민교육’을 3차까지 받게 되어 나의 숙제가 어느 정도 풀렸다. 배운 지식을 봉사로 보답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으며, 상담자로서의 돌봄 자세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을 인지하고 다가가는 방법,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교육을 받은 후 우연히 이웃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할머니의 사연은 같이 살던 큰아들이 아파서 세상을 뜬 후 둘째 아들 곁으로 이사 왔지만 살기가 어려운 둘째 아들은 자기 살기에 급급하여 할머니를 돌봐 줄 수 없는 사정이었다. 객지에서 친구도 없이 혼자 좁은 방에 고립되어 아들을 잃은 슬픔, 노후의 갖은 병환으로 외롭고 우울해져 그저 빨리 죽고 싶다는 넋두리를 자주 하였다. 
쓸쓸하고 외로운 이분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하며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며 교육 받은 내용을 상기하면서 나름대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의 의욕을 갖고 밝게 지낼 수 있도록 수차례 얘기를 나누고 지내는 동안 이제 만나면 두 손을 잡고 웃으며 인사하게 되어 아주 작은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학생의 자살과 할머니의 삶을 연관시켜 보면 ‘생명지킴이’ 교육이 삶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작은 봉사지만 보람을 느끼게 되어 앞으로 남은 시간 공부를 더하여 보다 나은 봉사로 하루 한명이라도 위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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