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의 “응애” 하는 힘찬 울음소리가 들린다. 집안에 아기가 탄생하면 신비로운 밝은 에너지가 감돌고 웃음꽃이 피어나듯, 우리에게도 그런 기운들이 차고 넘치길 바라본다.
아기가 새근새근 잠자고 있는 모습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평화를 느끼게 해준다. 단잠이라는 보약을 먹으며 아기는 자라가고, 기지개를 쭉쭉 켤 때마다 무럭무럭 성장하며 어느새 아이 안에 생각나무의 싹이 난다.
생각나무가 자라면 잎이 열리고 열매를 맺는다. 생각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그 열매는 천차만별이다. 생각은 행동을, 행동은 습관을, 습관은 인격을, 인격은 운명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매 순간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어떻게 운명을 바꾸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가 생각난다. 주인공이 열차를 놓쳤느냐 탔느냐에 따라 인생이 매우 달라지는 두 과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내가 만약 지금 여기에서 결정을 이렇게 한다면?’ 하고 이후의 내 삶을 상상하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방금 전에 선택을 다르게 했다면?’ 하고 상상하기도 한다.
생각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영화 ‘인셉션’도 생각난다. 수면 상태에서 상대방의 무의식의 세계에 내려가 자신이 원하는 생각 하나를 심어주고 나오면 상대방의 현실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상상. 참으로 신선하고 놀라운 발상이자 무섭기도 한 영화였다.
다른 범주로 생각을 옮겨보자. 인공적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사람이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생각을 현실로 시도해본 것이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이다. 1991년부터 2년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인데, 격리된 공간에 햇빛을 제외하고 모든 생태계를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8명의 과학자들이 그곳에 살면서 실험에 참여했는데 산소부족 문제로 실패했으며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완벽하리라 기대했지만 생각지 못한 사소한 것에서부터 틀어지기 시작해 연쇄적으로 생태계가 무너져 내린 바이오스피어 2를 보며 나비효과를 생각해본다. 작은 친절과 선행, 사랑이 물결의 파장처럼 퍼지며 우리들의 삶과 사회를 얼마나 아름답고 건강하게 변화시켜 나갈까? 작은 이익을 양보하고 열려있는 마음과 생각으로 서로 소통한다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는 생각의 확장을 가로막는 고정관념을 계속 경계해야 가능한 일이다.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넓은 범위는 우주가 아닐까. 인류는 우주의 극히 일부분 밖에 알아내지 못했으니, 빛의 속도인 광년의 거리를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지구에서의 삶이 더 이상 어렵게 되어 우주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 인류의 미래를 다룬 영화 ‘인터스텔라’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을 어떤 철학자가 말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 뜻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 소처럼 맑은 눈망울로 주인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일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문화와 예술을 즐기기도 하면서. 모두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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