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동에 거주하는 박모 씨(20세)는 4개월 된 아이를 둔 미혼모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지하 단칸방은 쓰레기더미와 쥐, 바퀴벌레가가 주인이 된지 오래다. 아이와 함께 누울 공간조차 남아있지 않았던 지난 4월 동작구청 희망복지 지원팀 통합사례관리사가 박 씨의 집을 찾았다.
사례관리사는 즉시 ‘동작자원봉사센터 정리수납봉사단’에 도움을 청했고, 박 씨의 집은 대대적인 정리에 들어갔다. 참여한 봉사자만 9명이고, 집에서 쏟아져 나온 쓰레기는 1톤 트럭 두 대를 가득 채웠다. 작업은 이틀 간 진행됐으며 동작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주거환경 개선 프로그램인 ‘동작 러브하우스’의 도움으로 벽지와 장판 교체작업도 이루어졌다.
이런 사례처럼 필요 없는 물건이나 쓰레기를 집 안에 쌓아 놓는 사람을 ‘호더(hoarder)’라고 한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호더를 사회문제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방송을 통해 알려지기만 했을 뿐 그 대안은 전무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동작구는 2013년부터 호더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연구해 왔다. 구는 ‘호더를 위한 정리수납 봉사단’을 꾸려 교육을 실시하고 저소득 호더 가정을 선정하여 정리봉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봉사단은 연간 15~18가구에 정리 서비스를 제공하여, 총 63가구가 쓰레기더미 속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박모 씨의 사례처럼 ‘동작러브하우스’와 연계하여 도배․장판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여 주거 개선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작자원봉사센터는 서비스 대상자가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기관과 연계하여 심리상담과 정리수납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박모 씨는 “요즘은 깨끗해진 집이 다시 더러워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찾아와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신 사례관리사님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정리수납 봉사자 양성 교육을 직업교육으로 발전시켜, 봉사자에게 이웃을 돕는 보람과 함께 일자리까지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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