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사당4동 주민)

코로나를 빼고서는 2020년을 말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전세계의 생활 모습을 뒤바꾸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서 세상을 영원히 지배할 것 같았던 인간도 자연에 속해있는 작은 피조물에 불과 하다는 것은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코로나의 역설이라고 해서 사람들의 일상이 멈추고 이동이 줄어들면서 깨끗해진 공기와 바다의 모습들이 포착되면서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자만했고 자연의 파괴자로 살아왔던가 반성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마다 환경문제는 우리 가까이에 존재했었다. 매번 쓰레기를 배출하고 재활용품을 분리하면서 무언가 답답하고 이러면 안 될 것 같은 죄책감 같은 것이 분명 내 안에는 있었다. 방법을 몰라서 귀찮아서 그리고 ‘나 혼자 철저히 하면 뭐해 다른 누군가가 분리 안 된 쓰레기를 그냥 버리는데’하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을 때 어떤 기사 하나가 마음을 울렸다. 
현재 10대~20대 청년 세대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더불어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자연 재앙의 직격탄을 자신들 세대에 겪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꿈꾸는 것조차 사치라며 헉헉거리며 살아가는 다음세대에게 자연의 재앙까지 물려주는 어리석은 꼰대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 하나만이라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뭘까? 의외로 간단했다. 열어 보지도 않았던 메일들로 가득했던 이메일함을 비우고, 내가 쓰던 마스크를 잘 잘라서 버리고, 물티슈 대신 행주와 걸레를 사용하고, 청소기 대신 빗자루를 사용하고, 페트병 음료수를 사서 집에 가지고 오자마자 라벨을 벗겨 놓고, 배달 음식을 시킬 때 일회용품을 안 받겠다고 꼭 쓰는 일. 나의 생활 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되는 것이었다.
아직까지 거리가 멀어서 제로 웨이스트 샵(Zero Watse Shop)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다 쓴 샴프통과 로션병을 들고 가서 양껏 채워 올 생각이다. 그리고 바다 거북이를 아프게 했던 플라스틱칫솔 대신 대나무 손잡이 칫솔을 주문해서 배송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더 나아가 환경문제는 사용자만 주의해서는 분명 안되는 부분이 있다.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물건을 구매해서 소비하는 우리가 환경문제에 더 민감하게 인식해서 생산자에게 환경보호를 위해 이렇게 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절실히 필요한 때인 건 분명하다. 그런 것들을 이제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용기 내어 제안하고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려 한다.  
저작권자 © 동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