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회 서울남부보훈지청장

이제 완연한 가을 냄새가 풍기는 풍요로운 시기다.
그러나 사회일각은 세월호 사건, 윤일병 사건의 여파로 혼미스럽다. 특히 윤일병 사건은 폐쇄된 군 생활에 대한 변화와 대안을 마련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나아가 일반 사병들 뿐만 아니라 중장기복무 군인에 대한 복지시책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어야 하는 시기일 것이다. 중장기복무 군인에 대한 복지는 군 생활도 중요하지만 제대 이후에 명예로운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더욱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제대군인 지원제도를 마련하여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차 대전 종전을 앞둔 1944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GI. Bill of Right(제대군인지원법)을 만들어 전역군인에게 대학진학 등록금 전액지원, 주택, 의료, 직업훈련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 신분상승의 효과로 이어져 미국을 이끄는 중산층의 주역이 되었다고 한다.
캐나다는 특별한 시민으로 분류해 그 권리를 우선적으로 지켜주는 권리장전을 두고 있고, 영국은 재향군인 통합서비스망을 만들어 사회복지기관과 함께 상담을 하면서 어려움을 살핀다고 한다.
우리나라 제대군인 지원의 경우 2008년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이 제정된 후 전직교육과 직업훈련, 전직지원금 지급, 대부지원 및 무료법률구조 등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국가보훈처는 생활안정에 근간이 되는 취업과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7개의 대도시에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군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한창 사회활동을 왕성하게 할 나이임에도 재취업이나 창업의 문은 높기만 하다는 것이다. 중장기복무제대군인은 계급별로 정년연령이 다르고 근속기간에 따른 정년도 병행하고 있어 위관급의 경우 취업이 쉽지 않은 40세 초반에 전역하게 된다. 또한 자녀교육 등으로 가계비 지출이 최고조일 때 전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현실이다. 
제대군인은 국토방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 긍지와 명예를 우선시하는 우수한 인적자원이다. 군복무시 지휘관으로, 고급장교로 국방을 튼튼하게 한 중심축이고 원동력인 제대군인의 안정된 직장을 알선하기 위해 취업의 주체인 대기업 등 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제대군인의 자긍심과 명예를 고취하기 위해 10.8~10.14까지 7일간 ‘제대군인주간’ 행사를 전쟁기념관에서 실시한다. 특히 60여개의 각 부처, 지방자치단체, 기업체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적 국민 참여형 「취․창업한마당」 행사를 진행하여 제대군인의 안정된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1,000만 제대군인이 전역 이후에도 명예로운 삶을 유지해나가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제대군인의 명예를 존중하는 국민공감대가 이루어질 때 현역군인들의 사기는 높아져 국토방위에 최선을 다 하게 되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국방력 강화 및 국가 경쟁력으로 귀결될 것이다. 즉, 명예롭고 행복한 제대군인은 우리 모두의 행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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