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국 (상도3동)

우리나라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를 보고 몰아보았는데 재미있었다. 마지막 부분에 돈이 아주 많은 사람들과 돈이 없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오징어게임 뒤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세계 1위 자리를 이어간다는 뉴스를 보고 또 몰아보았는데 재미있었다. 좀비가 고등학교에 번져서 생기는 이야기인데, 반장이면서 전교 1등하는 공부벌레가 나온다. 이 반장은 한 번도 재미나게 놀아보지 못하였다고 고백한다. 좀비 때문에 학교 옥상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친구들과 마음속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는 내용이 있다. 이 두 드라마를 보고나서 ‘재미나게 논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람은 다른 짐승이나 동물과 구별되는 것이 지혜가 있다는 의미이다. ‘호모 파베르’는 도구의 인간이라는 뜻으로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리 도구를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인간이 지혜가 있고,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인간은 놀이하기 때문에 동물과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호모 루덴스’라는 말인데, 네덜란드 철학자 요한 하위징아가 만든 개념으로, 노는 인간, 또는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이다.
잘 논다는 것, 재미있게 논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노는 것’을 ‘일하는 것’에 반대되는 것으로 여기면서 죄악시하거나 무시하고 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논다네”라는 노래 가사를 비난하고 있다.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리가 떨릴 때 떠나고자 하지만, 떠날 수 없어 한탄만 한다.
돈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재미나게 놀지 못하기 때문에 무서운 오징어게임을 기획하거나, 공부는 1등이지만 놀 줄 모르는 반장이 생기는 것 같다.
머리가 큰 것은 공부를 잘하는 것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고 모자 크기에 비례한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닌 것처럼, 돈이 많다는 것과 잘 논다는 것은 비례관계가 아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재미나게 놀아야 하는 존재일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재미나게 놀아야 할 것이다. 나의 형편에 맞게 재미나게 노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
코로나 상황에서 돈 없이 혼자서도 정말 재미나게 잘 놀아요! 라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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