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작신문이 만난 인물 – 성진교회 황일동 담임목사

지역을 위하고 주민을 섬기는 ‘열린 교회’ 만드는 목회자

 
지난해 12월 24일 사당1동 성진교회(담임목사 황일동, 동작대로11길 77)에서 동작구교구협의회의 성탄예배가 거행되었다. 동작구교회연합회에 소속된 교회의 성직자들과 성도들,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성진교회 지하에 마련된 본당을 찾았다. 이 날 예배에 참석한 이들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사랑과 나눔이 가득하기를 한 마음으로 기원했다.
이 날 예배가 열린 성진교회는 지난 1971년 창립 이래,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 온 동작의 대표교회이다. 사당1동의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한 교회는 담장을 맞대고 살아가는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 하며 차근차근 성장하고 발전해왔다. 강성민 원로목사에 이어 1991년 황일동 담임목사가 부임, 지방자치의 태동부터 올해까지 24년째 성진교회를 이끌고 있다. ‘건강한 교회, 행복한 가정’이라는 모토 아래 수많은 사명을 실천하고 있는 황일동 목사를 동작신문이 만났다.

Q. 성진교회는 많은 교인들이 드나드는 대형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주택가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물론이고 성전 건축 과정에서도 주민들과 사소한 불협화음 한 번 없었던 비결이 무엇일까요.
많은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지만 사당1동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 같다. 고층 아파트단지 대신 키 작은 주택들이 모여 있는 골목길 풍경이 여전히 정겹고, 이웃 간의 정이 남아있는 따뜻한 마을이다. 덕분에 성진교회도 주민의 아픔과 어려움을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15년 전 이 일대에 아주 큰 물난리가 났을 때, 이불과 생필품을 준비해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찾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성전을 새로 지으면서 본당을 지하에 마련한 이유도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주민들도 교회의 이런 뜻을 알아주고 많은 불편을 너그럽게 감수해주신 것 같다. 주일마다 1,500여명의 성도들이 성진교회를 찾아온다. 혹시라도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부분은 없는지, 언제나 미안함과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다.

Q. 지역사회 안에서 성진교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요. 
성진교회는 대문이 없다. 누구나 찾아올 수 있도록 마을을 향해 길이 나 있는 ‘열린 교회’다. 지역을 위하고 주민을 섬기기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늘 고민하고 연구한다. 주민을 위한 각종 취미생활 프로그램은 지자체와 복지관에서 활발하게 운영되는 만큼, 교회는 다른 방향에 전문성을 갖고 집중하고 있다.
사당동은 강남 학군과 맞닿아 있다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교육’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아기학교, 어린이집2곳, 경로대학까지 다양한 시설 및 프로그램을 교회 안에서 운영한다. 부모가 경제활동으로 바빠서 방임되는 저소득 가정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행복한 홈스쿨’을 무료로 진행하고,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인물을 키워내기 위해 방과후 비전스쿨도 운영 중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대안학교 설립 계획도 세우고 있다.

Q. 20년 역사를 가진 성진교회 경로대학은 특히 명성이 높습니다. 앞으로의 운영 방향은.
경로대학 어르신 150여분 중 교인의 수는 30여분 내외다. 노인문제 전문가인 박두규 목사와 이을순 권사를 비롯한 성도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다. 경로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어르신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물하고 한 끼 식사를 대접할 수 있는 것을 교인 모두가 큰 기쁨과 보람으로 생각한다.
고소득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어르신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여가를 즐길 수 있으니 경로대학이 활성화되기 힘들다. 성진교회의 경로대학이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지역사회가 우리 어르신들을 더 잘 받들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보완해서 경로대학을 발전시키고 어르신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Q. ‘가정, 결혼, 행복’이라는 주제로 귀한 말씀을 많이 들려주시는 것으로 압니다.
성진교회의 모토는 “건강한 교회, 행복한 가정”이다. 목회자로서 ‘신앙생활은 가정의 행복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올바른 신앙은 가정을 천국으로 만든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가장 먼저 베푸신 기적은 가나안 혼인잔치에서 포도주를 물로 바꾸신 것이다. 가정의 출발에 그토록 큰 의미를 부여하셨다는 뜻이다.
성경적 가정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효도’이다. 눈에 보이는 부모님도 공경하지 못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공경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의미에서 효자효부 발굴은 교인들이 뜻을 모아 10년 전에 시작한 일이다. 매년 5월 귀감이 될 만한 대상자를 추천받아 상패와 상금을 수여해 왔다. 지역사회에 좋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어르신을 섬기고 공경했던 전통적인 효도관이 무너지는 세태가 안타깝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15년 전부터 셋째 아이를 출산한 가정에 1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해왔다. 저출산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부분이다. 매년 4~5가정이 혜택을 받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추진할 것이다.  

Q. 성진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선교사업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현재 필리핀과 몽골에 세 가정이 파송되어 교회, 선교센터, 학교 건립과 극빈아동 급식 제공, 가정사역 등 선교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17년 전에 개척한 제주성진교회의 예배당이 올해 건립될 예정이기도 하다. 지역 특성상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에 보람이 크다.
지역의 교회가 선교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교세 확장, 복음 전파의 의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선교사의 역량에 따라 민간 외교사절로서 막중한 역할을 해 낼 수 있다. 지난해 교회 예산의 10%를 선교를 위해 사용했다.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치고,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은 교회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오랜 세월 성진교회를 이끌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도가 있다면.
아주 오래된 일이다. 남편을 전도하기 위해 금식기도에 들어간 권사님이 있었다. 평소 몸이 약했던 아내가 건강을 해칠까 걱정된 남편은 마지못해 교회를 찾았다. “예수님이 목에 걸린 가시 같다”는 것이 첫 소감이었다.
30대 청년이었던 그 남편이 지금은 초로의 교장선생님이 되었다. 새벽기도를 절대 빠지지 않는 김유중 장로가 그 주인공이다. 이처럼 교회와의 인연을 통해 신앙이 자라나고 생활이 변화하고 행복을 키워나가는 분들이 모두 귀하고 감사하다.

황일동 목사는 ‘성도가 행복한 교회’를 만드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동안 지역을 위하고 주민을 섬기며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2015년은 성도와 교회 모두에게 쉼표가 되는, 행복한 한 해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여러분들도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있으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힘든 일을 감수하는 것도 행복이 됩니다.” 황일동 목사는 모든 사람이 쉽게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온화한 설교와 꼭 닮은 덕담을 지역주민들에게 남겼다.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목회자 황일동 목사와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행복’과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득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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