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는 정부 부처, 산하공기업 인력 마구잡이 차출”

최근 각 부처는 공공기관들이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업무를 투명하게 시행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적 기관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방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혁신방안을 책임지는 힘 있는 권력기관의 주요 업무를 산하 공공기관에서 처리하고 있어, 혁신방안의 취지와 다른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국회의원(동작갑)이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국가철도공단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정부기관에 파견 보내고 있는 산하 공공기관들의 실태에 대해 살펴봤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0년 1월부터 34개의 공공기관에 인력 107명, 165건의 파견을 보냈는데, 상위 기관인 국토교통부에만 무려 23명, 44건의 파견을 보냈으며, 파견 기관 중에는 대통령 비서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공공기관으로 파견 보낸 직위직급 별 건수를 따져보면, 2급 19건, 3급 118건, 4급 25건으로 3급(차장급)이 제일 많았다.
국가철도공단은 기획재정부의 민원 처리 업무를 위해 3급 차장을 파견 보냈고,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3급 직원이 18년 1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5년 동안 국민권익위의 민원 처리를 위해 파견을 보내고 있었다.
사례에서 보듯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이른바 힘 있는 중앙부처는 업무처리를 위해 공기업 임직원 파견 등을 통한 마구잡이식 차출을 해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 기본계획’을 통해 공사업무를 핵심기능과 비핵심기능으로 구분한 후, 핵심기능에 집중하도록 했고, 기능조정 등과 연계한 조직슬림화를 추진하되, 새 정부 주택공급 정책 등 핵심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할 것을 기본 방향으로 잡았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1년 6월 혁신방안에서 1단계로 약 1,000명의 직원을 줄이고, 추가로 약 1,000명 이상의 인원을 추가 감축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입장에서 인력 감축을 통한 조직슬림화 과정 속,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상위기관의 파견 요청은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병기 의원은 “새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혁신이 힘 있는 권력기관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공기업 본연의 업무 취지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공공기관 혁신 측면에 부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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