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연극협회의 ‘아크:온(Ark:On)’ 공연이 진행된 동작아트갤러리.
동작연극협회의 ‘아크:온(Ark:On)’ 공연이 진행된 동작아트갤러리.

며칠 전 지인의 추천으로 동작아트갤러리에서 ‘아크:온(Ark:On)’이라는 연극을 보았다. 동작구와 동작문화재단이 후원하고 동작연극협회에서 주최한 문화행사였다. 
아크:온의 의미는 “구원의 방주,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닻을 올리다!”라는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요즘 관심이 높은 인공지능 로봇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간적 배경은 알고리즘과 논리성으로만 움직이는 로봇이 인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2035년~2040년이다. 인간의 윤리성과 생명사상을 갖춘 로봇을 연구하던 주인공 윤박사는 ‘인간게토(인간동물원)’라는 곳에 갇혀있다 탈출한 인물이다. 
그는 인간게토에 끌려가기 전 비밀아지트에 숨겨두었던 1세대 로봇 ‘휴보’와 5년 만에 기쁨의 상봉을 하고, 마침내 아크:온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간과 매우 흡사한 로봇개발에 성공한다. 그렇게 탄생한 ‘윤진이’는 자신이 로봇인지 알지 못하고 윤박사를 아빠라고 부르며 아크:온으로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힘쓴다.
한편,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고지능로봇 ‘국장’은 모든 로봇과 세상을 제어할 수 있는 본부인 ‘센트럴넷’을 관리, 통제하는 로봇세계 최고 통치자이다. 최근 로봇들의 행동이 인간과 닮아가는 것을 수상히 여겨 인간게토에서 도망친 윤박사를 ‘코드K’ 로봇으로 추적하게 한다. 또한, 윤박사의 죽은 아내 강가희의 기억과 추억이 고스란히 프로그램되어 있는 로봇 ‘코드S’를 접근시킨다. 하지만 둘 다 윤박사에 의해 아크:온이 심겨져 인간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결국 윤박사 일행은 국장에 의해 잡히고 만다.
연극을 보고 나니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저런 재앙이 올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생기며 인공지능 영화를 탐색하게 되었다. 로봇들의 반란을 다룬 <아이로봇>, 기계에 영혼을 업로드하는 <드랜샌더스>, 죽은 아내를 과학의 힘으로 지켜내려는 <아카이브>, 인공지능이 보편화된 미래의 큰 결함을 다룬 <빅버그>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었다. 
미래의 거창한 가상현실을 연극으로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배우들의 열연과 제작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귀엽고 약간 우스꽝스러운 1세대 로봇 휴보역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카리스마 넘치는 국장역, 지적이고 따스한 분위기의 윤박사역이 돋보였다. 
아쉬웠던 점은 조명과 스피커, 무대 장치 등이 너무 열악했다는 것이다. 연중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동작아트갤러리는 훌륭한 공간이지만 공연예술의 무대로 활용되기에는 한계가 많은 장소였다. 
대부분 자치구마다 제대로 된 아트센터가 마련되어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표현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함께 행복을 키워가고 있다. 서울시민연극제가 열리고 있는 성수아트홀에서 시민극단 동행의 무대를 본 지인이 훌륭한 무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전해주었다. 필자도 전에 살던 지역에서 그런 문화혜택을 마음껏 누렸던 추억들이 그립기만 하다. 
우리 동작구에 좋은 소프트웨어가 차고 넘치기에 그것을 담아낼 새로운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고 가기만 하면 힐링이 되는 멋진 복합문화예술공간이 꼭 생겼으면 좋겠다. 
가만히 서 있으면 제자리이지만 함께 걸으면 길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문화예술 관계자분들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뜻이 있는 주민들이 함께 호응하며 길을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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