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석 서울관악고용센터소장

요즈음 시중에 회자되고 있는‘열정페이’, ‘인턴세대’, ‘인구론(인문계 졸업자 90%가 논다) ’등의 신조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년실업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과제이다.  
정부는 심각한 청년실업 및 인력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하고, ‘학벌 중심’이 아닌 ‘능력중심’의 직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일학습병행제’를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독일, 스위스식 도제훈련(Meister system)을 우리나라의 고용환경에 부합하도록 만든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산업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청년 취업 희망자를 근로자로 채용하여 해당기업의 명장 등 고숙련 인력으로 하여금 이론교육과 현장훈련을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훈련 제도이다. 
이론교육은 학교가 아닌 기업이 주도하여 결정하는데, 일정한 인증기준을 충족하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실시한다. 이러한 인증기준이 반영된 교육훈련을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 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반한 프로그램이라 부른다. 다시 말해 NCS는 산업현장의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지식, 기술, 소양을 국가가 산업별·산업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능력중심의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공인된 능력, 자격 등이 필요한데 NCS는 직무를 수준별로 나누어 놓은 것으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표준화된 기준이 된다.
이러한 일·학습병행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우리나라는 경력 및 직무수준(자격)을 통해서도 학력과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졸업 후 일·학습병행제의 학습근로자로 훈련을 받고 직무수준이 대학교 졸업 수준까지 도달했다면 NCS를 통하여 대학교 졸업자와 비슷한 수준의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기업 현장교수 수당, 교육훈련프로그램 개발비, 훈련비용 등)한다. 해당 기업은 회사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 활용할 수 있고, 근로자는 우선 취업한 후에 일하면서 실무에 바로 적용할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 제도에 참여하는 학습근로자는 해당 기업소속 근로자 신분이며,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정식 근로자로서 다른 일반 근로자와 차별을 받지 않는다. 또한 시험 없이 훈련을 통해서 자격을 부여받고, 자격부여 이후에는 높아진 능력으로 더 좋은 조건의 다른 회사로의 이직도 가능하다.  
지난해 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일·학습병행제 현황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81.1%가 이론 교육 훈련교사와 교육훈련 방식에 만족했고, 현장훈련의 경우도 88.7%가 교육훈련이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전반적인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점’으로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 도입 1년차인 ○○기업(금천구 가산동 소재)의 사례를 보면, 학습근로자 문○○은 “학교에서 배울 때는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은 기계를 직접 만지며 조작법을 배우니 쏙쏙 들어온다. 실무와 함께 이론까지 체계적으로 배우니 원리를 더 쉽게 이해하고 일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고, 회사는“일·학습병행제 도입으로 숙련된 인재 양성과 기업 생산성 향상은 물론 기존 직원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성과를 거둬 주변에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잘 활용하면 청년 구직자는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이수 후 자격 또는 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 입직준비를 위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기업 역시 청년 구직자를 조기에 확보하고 정부 지원을 받으며 기업에 맞는 핵심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게 된다. 일·학습병행제가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지역 고용을 선도하는 한편 많은 청년들이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성공을 거두는 사회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우리 모두의 관심과 동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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