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병무청 현역입영과장 장정임

10월 13일 25사단 신병교육대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고, 야외 연병장에서는 부모님 업고 어부바길, 가족과 함께 즉석사진촬영, 사랑의 편지쓰기 등 다양한 이벤트로 축제의 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마땅히 가야하는 군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던 일도 막상 내 자녀의 입영을 배웅하는 자리라면 만감이 교차하게 되는 법, 애써 태연한 척 해보이려는 입영대상자들과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애잔한 마음사이로 입대현장에는 묘한 전율이 흐른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 군 생활이 많이 개선되고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자녀의 안전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앞서는 건 부모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고, 자율에 익숙했던 자녀들한테는 타율과 규율이 지배하는 환경과 조직에서 21개월을 생활하는 것 또한 버거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입영풍경 또한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입영열차를 태워 보내며 먼 발치에서 손 흔들고 이별을 아파해야 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입영부대까지 동행하여 환송해주는 것이 우리사회의 보편적인 문화가 되어있는 것이다.
입영부대마다 개최하고 있는 병무청의 입영문화제도 이를 반영하여 군에 입대하는 현장이 자녀가 부모의 품을 떠나 이별을 아쉬워하며 눈물 흘리는 슬픔의 장소이기보다는, 오히려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하여 입영대상자와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더 나아가 당당히 군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하는 장으로 진화시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젊은 청춘들에게 우리 사회가 함께 응원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예우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에게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신청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정부3.0」이 지향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부인 것이다. 현재 23개 시․군에서 지방공무원 복무조례를 개정하여 입영자녀를 둔 해당 공무원에게 입영당일 1일의 휴가를 할 수 있도록 특별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입대하는 입영장정들의 부모와 가족에게 입영동행 특별휴가를 부여하는 작은 배려를 시작으로 하여, 입영하는 모든 청춘들이 전역 후에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진짜 사나이로 거듭날 것을 가정에서부터 국가가 한마음 되어 기원하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건강한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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