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등록 치매환자 중 24% 독거노인 및 부부환자
‘동치미 프로젝트’ 통해 대상자별 맞춤형 지원 추진

 
흑석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김모 할아버지(89세)는 치매환자다. 지병인 고혈압과 심장질환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녀야 하지만 집 밖을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 김 할아버지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학생들이 할아버지를 모시고 통원치료를 도와주고, 간호사는 마구잡이로 쌓아놓은 약들을 종류별로 정리해 약 달력도 만들어 줬다. 이제 달력에 붙어있는 약봉지를 떼어 먹기만 하면 되니 약을 거르는 일도, 아무약이나 먹는 일도 없어졌다.
김 할아버지에게 찾아온 고마운 손님은 동작구 치매지원센터의 ‘동작구 치매 지킴이(동치미)’ 다. ‘동치미’는 지난 해 5월, 동작구 치매지원센터와 관내 대학생 40여명이 함께 만든, 동작구 독거·부부 치매 노인들의 사회 안전망 확보를 위한 모임으로 요즘 2016년 지원 대상자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관내 등록 치매환자 중 24%는 독거․부부 치매 환자
동작구 치매지원센터에서 ‘동치미’를 만들게 된 배경은 관내 등록 치매환자(2,228명) 중 24%를 차지하는 독거․부부 치매 환자에게는 일반적인 치매지원 프로그램보다 기본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위생, 가스안전, 약물복용, 화재 등 기본적인 안전망조차 갖추어 있지 않은 상태로,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치매지원센터는 독거·부부 치매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동치미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 동작구 치매 환자 등록 현황(2015.12 현재)

구 분

인 원(명)

비 율(%)

합 계

2,228

100

가족․시설 거주 환자

1,707

76

독거 환자

503

23

부부 환자

18

1


대상자 선정 → 욕구파악 → 해결방안 모색 → 지역사회자원 연계·지원 → 사례관리 
먼저 관내 독거․부부 치매환자(521명) 중 저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개입필요 여부를 판단하여 대상자 35가구를 선정했다. 다음으로, 여러 차례 상담을 통해 대상자별 욕구를 판단하여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세웠다.
대상자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 욕구도 천차만별이었다. ‘동치미’에는 치매 전문가와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있지만 다양한 욕구 해소에 필요한 모든 전문지식과 예산을 확보하기는 어려웠기에 센터 밖으로 눈을 돌려 보건소, 자원봉사센터, 민간단체 등 지역 내 자원을 적극 연계·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35가구에 대한 지속적인 상담과 지원이 이루어졌고 치매전문자원봉사자도 42명이나 교육·배치했다. 첫 번째 시도였지만 결과는 훌륭했다. 대상자 중 의사표현이 가능한 20명에게 삶의 질 향상에 관한 질문(10점 만점)을 하는 방식으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개입 전에 비해 2점 이상 향상되었다.

 ▣ 맞춤 치매 서비스 제공 사례
  ‣ 곰팡이가 가득 핀 방 ⇨ 자원봉사자 연계를 통한 도배 서비스
  ‣ 투약 종류가 많고 정리가 안 된 상황 ⇨ 간호사 방문하여 약 분류, 약 달력 제공, 자가 투약 지도
  ‣ 무릎관절로 인한 통증, 운동부족 ⇨ 치매전문자원봉사자 연계를 통한 운동지원
  ‣ 고독감, 우울증 ⇨ 치매전문자원봉사자(간호학 전공) 연계를 통한 정서지원 등

이제 ‘문제해결’ 중심에서 ‘자가 관리능력 향상’에 초점 두어야
‘동치미’는 2016년에도 할 일이 많다. 연계가능한 지역자원의 목록화 및 지속적 업데이트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문제해결’ 중심에서 ‘자가 관리능력 향상’에 초점을 두어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 자격을 소지한 전문인력을 모집하여 치매전문 봉사자로 교육시키고, 서비스 지원이 종결된 후에도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2016년 ‘동치미’에 주어진 숙제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과거, 치매가 환자 본인과 가족만의 문제였다면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한 명이 치매인 지금, 사회와 이웃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며 “동치미가 이름처럼 동작구 치매가족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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