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골목시장 미소반찬
김금순 사장

살림 9단인 주부들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특별한 반찬 가게, 약선요리연구가 김금순 사장이 운영하는 ‘미소반찬’을 찾았다. 상도골목시장에 위치한 미소반찬은 ‘味(맛 미), 蔬(푸성귀 소)’라는 뜻을 갖고 있다. 상호 그대로 계절마다 산과 들에 피어나는 싱그러운 약재들이 이곳에서 만들어내는 요리의 재료가 되곤 한다.

2호선 신대방역 인근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했던 김금순 사장은 올해 2월 상도골목시장에 반찬 가게를 개업했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웃들의 밥상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업종 변경의 동기가 되었다.

낙동강 상류에 자리잡은 경상북도 산골마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터라 어릴 때부터 약초에 관심이 많았다. 고향 마을 뒷산에는 철따라 귀한 약초들이 지천으로 깔렸고, 지혜로운 어머니로부터 약재를 이용한 민간요법을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다.

 

김 사장은 요식업을 업으로 삼은 후에도 유년의 기억을 되살려 ‘음식을 먹으면서 몸을 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1990년부터 조리사자격증에 이어 효소지도사, 약용식물관리사 등의 자격을 취득했고, 8년 전부터는 여성인력개발원에서 교육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약선(藥膳)요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소반찬의 운영을 돕고 있는 딸도 약선요리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고 있으며, 향후 손자 손녀에게도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먹거리로 자연 조미료를 이용해 만드는 음식만큼 우리 몸에 좋은 건 없어요. 감기에 걸려도 독한 약 대신에 음식으로 치유할 수 있죠.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에는 파뿌리를 말렸다가 생강을 조금 넣고 끓여서 꿀을 타서 마시면 기관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가득한 가게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에, 일상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민간요법을 들려준 김금순 사장. 밥상에서 병을 고치며 평생을 맑고 건강하게 살았던 선조들의 지혜를 전수받은 느낌이었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 있는 현대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지만,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부들은 미소반찬의 진가를 알아본다. 10년 전부터 만들어 온 귀한 효소를 양념으로 쓰고, 소금도 설탕도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특별한 제품만 사용하며, 무엇보다 전문가의 손맛과 정성이 가득하니 한번 찾은 손님은 단골이 될 수밖에 없다. 남다른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지만 가격은 보통 반찬가게와 비슷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우리집 건강이 마을의 건강이고, 마을의 건강이고 나라의 건강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재료로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서 우리 주민들의 식탁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어요.”

하루 장사를 마무리할 때까지 판매되지 않은 제품은 지역 노인정에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금순 사장의 작은 꿈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미소반찬이 상도골목시장을 대표하는 명물 상점으로 자리잡는 날을 기대해 본다.

김금순 사장이 오랫동안 만들어 온 효소 및 양념들. 미소반찬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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