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장 김 성 민

1950년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더없는 참변이었지만, 국제적으로도 커다란 시험대였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창설된 국제연맹은 집단안보(collective security)의 원칙을 내세웠지만,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의 군사행동을 통제하지 못해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했다. 이의 반성에서 출발한 유엔에게 6.25전쟁은 그 존립이유에 대한 도전이었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는 집단안보의 원칙을 되살리기 위해 16개국의 참전을 유도했고, 총 60여개 회원국이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유엔 회원국 90여 개국의 70%가 넘는 국가가 지원에 참여했다. 세계 1, 2차 대전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것이 침략행위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무관심과 실천의지의 부족 때문이었다는 국제적인 자성의 결과였다. 2백만 명에 가까운 UN군이 참전하여 15만 명 이상의 희생을 치러야 했다. 우리의 현재는 이러한 희생을 딛고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년간의 참혹한 전쟁이 정전의 형태로 마무리된 것이 64년 전인 1953년 7월 27일이었다. 정전협정은 6.25전쟁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을 법적으로 구속하는 유일한 국제군사 협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정전협정문 전문에 명시되어 있듯이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7.27. 이후 남북한의 정전체제는 아직도 현재의 우리 삶을 규정하는 엄연한 현실이다. 또한 평화통일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부는 2013년에 매년 7월 27일을 국가기념일인 ‘6.25전쟁 정전협정 및 UN군 참전의 날’로 지정하여 그 의의를 기리고 있다. 이는 평화에 대한 열망과 희생을 기리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금년에도 주관부서인 국가보훈처에서는 참전용사 초청, UN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 참전용사에 대한 평화의 사도 메달 수여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참전국과 참전 군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전달되고,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이 다시 한 번 되새겨지는 ‘따뜻한 보훈’의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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