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상도3동 황성국 )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시골이라 자전거로 통학을 했다. 그 뒤로는 자전거를 탈 일이 없었다. 회사를 다닐 때 서울 부산 자전거길이 있다는 뉴스를 보고, 해보고 싶었지만 시간을 많이 낼 수 없었다.
2017년 8월에 회사를 퇴직하였다. 퇴직한 후 시간은 있었지만 자전거로 서울 부산을 간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기로 하고 자료를 찾아보았다.
인천 아라서해갑문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둑까지 633km 국토종주 자전거길인데 4박 5일이면 간다고 한다. 하루 110km 정도 간다는 계산인데 초보자인 나는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가려고 맘먹었다.
4월 1일 월 오전 7시에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여 오전 10시에 인천 아라서해갑문에 도착하였다. 숙소가 없어 늦은 시간까지 달려야 할 때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산과 강을 보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달렸다. 4월 6일 금 낮12시 30분에 부산 낙동강 하구둑에 도착하였다. 부산에서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서울로 돌아왔다.
자전거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겠다고 할 때에 자전거길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친구도 많았다. 혼자 간다고 할 때에 위험하다며 만류하는 친구도 있었다. 자전거 동호회를 통해 여러 명 가는 것이 안전하지 않느냐고 조언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러나 혼자 갔기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30여명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가는 길에 만난 사람 가운데에는 서울 부산을 걸어가는 젊은이도 있었고, 나와 같은 코스로 자전거 국토종주 하는 여청년, 군 입대를 앞 둔 젊은이, 싱가폴에서 온 외국인 가족도 있었다.
준비가 부족하였기에 실수도 많았다. 자전거 네비게이션을 준비하지 않아 길을 잃고 되돌아오기도 했다. 그런 실수로 생각지 못한 일을 만날 수 있어 재미있었다.
4대강 자전거길이라고 해서 강을 따라 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10km 한강 자전거길과 323km 낙동강 자전거길 사이에는 100km 세재자전거길이 있었다. 이 길은 문경세재를 넘어가는 고갯길이었다.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오르막이 있다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었다.
오래 동안 생각만 하던 국토종주를 마치고 나니 밀린 숙제를 한 것 같이 개운하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나 같은 사람도 했으니 맘만 먹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산과 강 속살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강력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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